[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형건설사들이 주택 호황 덕에 현금 유입이 늘고 운전자본을 회수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특히 대우건설과 GS건설, 현대건설은 확보한 유동성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전체적인 차입금 규모를 줄이거나 만기 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재무 정책을 펼쳤다.
대우건설·GS건설·현대건설 현금흐름 추이./사진=미디어펜
대우건설의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지난해말 1조2350억원에서 올해 9월말 1조9173억원으로 7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영업활동과 운전자본 축소로 현금이 유입되면서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1조207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76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이 지난해 1703억원에서 올해 3763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운전자본으로 현금 1590억원이 유출됐지만, 올해는 운전자본 4883억원이 현금으로 들어왔다.
대우건설은 유입된 현금을 주로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올해 9월까지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8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재무활동으로 295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올해는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으로 차입 축소에 나섰다. 특히 대우건설은 단기차입금 위주로 부채를 상환하면서 차입금 만기 구조를 개선하고 상환 압박을 분산시켰다.
올해 9월말 대우건설의 단기금융상품부채는 5053억원으로 지난해말(1조3033억원)보다 8000억원 가까이 줄었으며, 장기금융상품부채는 지난해말 7407억원에서 올해 9월말 1조342억원으로 늘었다. 총 금융상품부채는 지난해말 2조440억원에서 올해 9월말 1조5396억원으로 줄었다.
GS건설도 운전자본 축소로 유입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서 대우건설과 비슷한 재무 정책을 보였다. GS건설은 영업활동으로 올해 9월까지 1조20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분기순이익이 지난해 3195억원에서 올해 3532억원으로 늘었으며, 운전자본 3185억원이 현금으로 유입된 영향이다.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2조3768억원에서 9월말 2조8891억원으로 증가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재무활동으로 819억원의 현금을 조달했지만, 올해는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97억원을 기록하면서 상환 기조를 보였다. 지난해는 9월까지 단기금융부채가 8271억원, 장기금융부채가 1조347억원 증가했지만, 올해는 각각 3173억원, 569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9월말 GS건설의 단기차입금은 2052억원으로 지난해말(3917억원)보다 줄었다. 장기차입금은 1조4595억원에서 1조5288억원으로 늘었다.
현대건설도 순상환 기조를 보이면서 절대적인 차입금 규모를 줄였다. 현대건설의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지난해 1조1496억원에서 올해 7094억원으로 줄었다. 미청구공사가 올해 1조893억원이 늘어나면서 운전자본으로 1370억원의 현금이 묶인 영향이다. 지난해에는 운전자본 3991억원이 줄어들면서 현금이 유입됐지만, 올해는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면서 현금흐름이 둔화됐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전체 차입금 규모를 줄였다. 9월까지 현대건설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0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재무활동으로 1711억원이 유입됐지만, 올해는 부채 상환에 집중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는 9월까지 단기차입금 4036억원, 장기차입금 1051억원을 차입했지만 올해는 단기차입금 2020억원을 차입하는데 그쳤다. 또 단기차입금 3264억원, 장기차입금 560억원을 상환했다. 현대건설의 단기차입금(2767억원→1426억원)과 장기차입금(2662억원→1491억원) 잔액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계속된 주택 호황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현금 유입이 크게 늘어났다”며 “건설사들은 이를 기회로 차입금의 만기 구조를 개선하거나 전체적인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등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