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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원정' 따라가기 바쁜 증권사‧자산운용사들

2021-11-23 13:42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미국 장외주식(OTC) 시장에서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등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글로벌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서 출시되기도 전에 직접 미국 메타버스 테마 ETF를 매수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미국 OTC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OTC 마켓 그룹과 제휴를 맺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MTS)에서 해외 장외주식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미 키움증권은 업계 최초로 비슷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국내 비상장 주식마저도 ‘미지의 세계’였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개인들이 직접 미국 비상장 주식 투자에까지 나서고 있다. 미국 OTC 시장은 하루에만 2조원 규모로 거래가 이뤄지는 큰 시장이다. 그동안 장외거래 종목은 증권사 해외주식 데스크를 통해서만 주문 접수를 받았지만 점점 MTS 내에서 투자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OTC 시장에까지 개미들의 관심이 뻗치는 가운데 국내 비상장 거래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K-OTC) 시가총액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17조438억원 규모였지만 현재 31조 규모의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종목숫자 또한 올해에만 15개가 늘었다. SK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비상장 주식거래 중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개미들의 관심이 국내외 비상장 주식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예를 들어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서학개미들이 미국 메타버스 ETF인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META)'를 4279만달러(약 508억원) 순매수했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이 기간 전 세계에서 META를 순매수한 전체 금액의 약 20%에 해당한다. 해당 ETF의 ‘외국인 투자자’로 한국의 개미들이 큰 영향을 준 셈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에 한국 개미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국내 시장에는 이들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ETF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메타버스 ETF가 4종이나 있지만 이들은 모두 국내 주식형 상품으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펀드나 해외 상장 ETF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ETF 출시 준비에 나섰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정보력은 이미 전문가 수준”이라면서 “고객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에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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