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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새 파운드리 공장, 세제 지원에 테일러시 낙점

2021-11-23 16:46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삼성전자가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제2공장 부지를 사실상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확정했다. 올해 초 170억 달러(한화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공개된 이후 미국 내 여러 후보지가 경쟁을 벌였으나 텍사스주 중부 소도시인 테일러가 파격적인 세제 지원을 약속한 덕에 최종 낙점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자 계획은 조만간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 1997년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반도체 공장을 세워 파운드리 생산 기지로 운영해왔다.

기존 파운드리 인프라·전문 인력·접근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오스틴에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오스틴 공장 인근 신규 공장 부지를 사들여 오스틴시 관계자들과 신규 투자에 관한 인센티브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미국 전역을 덮친 한파로 상황이 급변했다. 오스틴시가 시내 단전·단수 조치를 내리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1개월 넘게 멈췄고, 이로 인해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삼성전자와 오스틴시 간 재발 방지·피해 보상·신규 투자 인센티브를 두고 협상이 계속 길어졌다. 당초 오스틴에 투자하는 방안이 확정됐을 경우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중 새 공장 착공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착공 시기는 연기됐다.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사이 테일러시는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내걸었고,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오스틴시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이곳은 인구 1만7000명 규모의 소도시다.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는 지난 9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재산세 대부분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테일러 독립교육구청 역시 최근 2억9200만달러(한화 약 3442억원) 규모의 추가 세제 지원을 약정했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3대 협상 창구로부터 받는 전체 세금 감면 혜택은 10억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넘을 것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이번 출장 중에 이 부회장은 파운드리 2공장 투자 결정을 마무리 하고, 관련 내용을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사전 공유하는 등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600만 제곱피트(약 16만8620평) 규모의 부지에 반도체 공장을 신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중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생산 시작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해당 자료를 통해 "새 파운드리 공장은 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일러에 들어설 새 공장에는 5나노(㎚, 10억분의 1m)나 3나노 이하의 차세대 초미세 공정을 위한 시설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과 슈퍼 컴퓨팅 등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는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도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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