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이 소형 건설장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올해 매출 5조5337억원·영업이익 568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강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수년째 상승세가 이어지는 중으로, 내년과 2023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3분기의 경우 건설장비 등의 판매가 북미와 유럽·중동·아프리카 및 아시아·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를 비롯한 전지역에서 향상됐으며, 두산산업차량도 자회사로 편입됐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농경 및 조경장비(GME) 제품군이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32.8% 끌어올리는 등 힘을 내는 모양새다. 두산밥캣은 앞서 968억원을 들여 미국 조경장비 전문업체 쉴러 그라운드케어로부터 제로턴모어 사업을 인수하는 등 관련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올해 들어 이 부문에서만 분기당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내고 있다.
북미에서는 취미로 조경을 가꾸거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중으로, 두산밥캣은 현지 생산력을 확대하고 브랜드 파워와 딜러 역량을 향상시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1~2톤급 소형 굴착기를 앞세워 중국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실내작업이 증가하는 상황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3톤급 이하 굴착기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제뉴인도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소형 장비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1850대 수준이었던 6톤급 이하 미니 굴착기 판매량을 지난해 7200대까지 높였고, 현대건설기계도 같은 기간 240대에서 2000대로 800% 이상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제뉴인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중국에서 판매한 제품 중 미니 굴착기 비중은 각각 35%·25%로 집계됐으며, 설계변경 및 경제형 모델 출시 등으로 실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6톤급 휠 굴착기(DX60W ECO)/사진=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업계는 북미와 유럽의 사례를 들어 중국 내 미니 굴착기 판매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면 소형 장비의 점유율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 리서치기관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전세계 미니굴착기 판매량은 2020년 대비 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굴착기 35만8450대 중 35%가 6톤급 이하 미니 굴착기로, 올해도 3분기 누적 판매량(22만6000여대)의 34%를 차지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소형 장비 비중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기계도 현지업체와 손잡고 중국 경제형 지게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2~3.5톤급 제품 10종을 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동남아·중동·러시아·호주를 비롯한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유럽 등에도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장비 시장을 선점해 브랜드 가치 및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기존 주력 제품인 중대형 굴착기로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