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현대건설이 최근 하이엔드 주택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분양가 적용 기준을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에이치' 활용도를 높여 정비사업 실적 성장을 이끌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무분별한 '디에이치' 적용이 하이엔드 브랜드 정체성에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취임한 윤영준 대표이사가 정비사업 실적 쌓기에 급급해 기존 주택브랜드 '힐스테이트'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 특화문주./사진=현대건설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클라우드'다.
마천4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지상 최고 33층 아파트 137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마천4구역의 일반 분양가는 84㎡ 기준 9억1700만원 대로 예상되고 있다. 평균 3.3㎡당 분양가는 2697만원(84㎡ 기준) 수준이다. 디에이치 적용 기준보다 3.3㎡당 803만원 낮은 분양가다.
마천4구역 인근에 위치한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의 일반 분양가도 3.3㎡당 2300만~2600만원 수준이다.
문제는 해당 사업지가 현대건설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 단지 기준을 '일반 분양가 3.3㎡당 3500만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만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론칭 당시 디에이치 적용 기준은 변경됐다"며 "정확한 (폐지) 시점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현재 디에이치 분양가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지방도 인구 100만 이상 광역시에는 디에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초 강남 등으로 한정됐던 지역 조건 마저 확대되며 디에이치 브랜드가 남용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하면 수요자들의 혼란과 브랜드 가치 하락을 야기시킬 수 있다"면서 "기존 브랜드(힐스테이트)의 경우 소외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