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미국에서 ‘뉴삼성’의 밑그림을 그리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를 거론했다. 최신 트렌드와 혁신 현장을 직접 둘러본 이 부회장이 ‘삼성호’의 항해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24일 전세기편을 이용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한 뒤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1년여 만에 글로벌 경영에 나선 이 부장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이 부회장이 미국을 찾은 것은 2016년 이후 5년여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오후 캐나다와 미국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뉴삼성’ 혁신·도전 가속페달 밟나
재계는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 부회장의 후속 조치를 주목하고 있다. 신중한 성격의 이 부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 ‘냉혹한 현실’ 등을 언급하며 위기를 화두로 던진 만큼, 삼성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삼성의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을 기반으로 새판짜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재들의 중용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정비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의 신사업 투자와 연구개발(R&D), 기술기업 인수합병(M&A)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 부회장은 ‘새로운 길’을 언급하면서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방문해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민간 외교관 역할도
이 부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이번 출장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이날 입국장에서 이 부회장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보고 회포를 풀었다.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출장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11일간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등 업계 거물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가면서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 했다.
이번 출장의 최대 성과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이다. 이 부회장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투자 계획에 마침표를 찍었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에 가동될 예정이다.
신규 파운드리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으로 5G,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워싱턴D.C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