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례적으로 1인 2역을 맡았다. 당연직인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홍보미디어본부장을 추가로 맡은 것은 소셜미디어 여론전과 2030 세대에 소구할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께 직접 말씀을 드려 홍보나 미디어 파트의 경우 제가 직할해서 본부장급으로 일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홍보미디어본부장 겸직은 윤석열 대선후보가 아닌 본인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당을 사랑하고 후보를 당선시킬 사람이라면 지위고하를 따지지 말고 본인이 참여하고 싶은 부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서로 다른 사람이 활동하는 것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된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서 제가 솔선수범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25일 밤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신림역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이 대표의 즉석 제안을 통해 이뤄졌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당 대표가 홍보미디어본주장을 맡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난 2007년 강재섭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2012년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대선후보의 최측근이 임명되는 홍보미디어본부장은 후보를 마케팅하는게 핵심이다. 후보와 대중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수백억원의 광고·홍보비를 지출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자리다.
이 대표는 “여의도 정치권 언저리의 선거 업자들은 절대 젊은 세대의 집단적 창작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며 기존의 여의도 문법을 넘어선 새로운 독특한 방식의 선거운동을 펼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첫 번째로 내세운 것은 ‘선거음악 공모’다. “선거음악도 트로트 개사해서 트는 방식을 넘어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해답으로 선거운동 기간 유세차에서 울려퍼질 음악을 시민들로부터 직접 공모 받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윤석열만 반복적으로 외치는 세뇌 후크송이 나오는 선거가 아닌, 적어도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에 지하철 역 옆에 세워놔도 누군가를 짜증나게 하지 않을 만큼의 노래로 후보의 생각과 지향점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여의도 언저리의 업자들이 괴랄한 기획에 헛돈을 쓰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며 그간 선거 국면마다 볼 수 있었던 여의도의 악습도 이번 기회에 타파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어 "공유와 참여, 개방을 넘는 선거전략은 없다. 선대위를 여의도 바닥을 넘어서 우리 당을 사랑하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모든 국민에게로 넓힐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여의도에서 행정적인 실무를 볼 뿐"이라 강조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25일 ‘미디어펜’과 만나 “이 대표는 이미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시민유세단’이라는 획기적인 선거운동으로 당의 취약층인 2030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렸었다”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정치, 그것이 바로 이 대표에게 바라는 것 아니겠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