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인천 여성경찰관의 현장 이탈 사건으로 여경 무용론이 재점화된 가운데, 출근길에 교통정리에 출동하는 여경을 볼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에 게시되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블로그에 게시된 여경 교통정리 관련 글./사진=블로그 캡쳐
한 네티즌은 블로그를 통해 “17년 운전하는 동안 단 한번도 여자 경찰이 교통정리 하는 걸 볼수가 없었다”며 “진짜 여경을 늘릴수록 같이 일하는 남경들이 2배, 3배로 힘들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이는 “도대체 여경들은 뭘 하길래 남경들만 현장에서 고생하냐”고 따져 물으며 “여경 많이 뽑는데 어디에서 근무하나”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교통정리하는 여경을 본 적이 있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하지만 해당 댓글들의 내용은 ‘교통정리를 하는게 아니라, 구경을 하는 느낌’, ‘우리나라 여경이 교통정리 하는 순간, 출·퇴근길 사거리 개판 만들어 놓고 여경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남경은 4거리 중앙에서 경광봉 들고 땀흘릴 때, 여경은 갓길에 정차한 순찰자 조수석에 앉아 있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본지는 실제로 출·퇴근길 교통정리에 여경의 출동 빈도수를 확인해봤다.
27일 대전광역시지방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대전시의 경우 전체 경찰 약 3400명 중 여경은 500명 미만으로, 교통과 외근 경찰 전체는 91명이며 이 중 여경은 10명 미만으로 확인됐다.
결국 교통정리 출동 여경의 수는 남경의 10분의 1이라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경찰은 단속요원이 부족해서 상시 할 수 없어, 사거리마다 돌아가면서 유동적으로 시행한다”며 “가끔 출동이 없을 때, 기동대 직원들이 교통을 지원 근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통경찰 자체가 교대 근무인 점으로 인해 비선호부서고, 지원해서 가야하는 건데 지원 자체가 거의 없다”며 “여경은 출동 시에 주로 순찰차에서 통신 등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교통과에 오는 여경은 많지만, 전부 내근직이다. 결국 요즘처럼 추운 겨울 아침에 방한복 껴입고 출동하는 건 우리(남경) 몫”이라며 “전에는 교통과 남경들이 돌아가면서 출동했는데, 여경이 많아진 만큼 남경이 줄어, 순번이 빨리 돌아와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 커뮤니티사이트에 올라온 여경 교통정리와 관련된 댓글./사진=사이트 캡쳐
한편 ‘인천 흉기 난동 사건’에서 경찰 2명이 이탈한 것과 관련해 경찰의 미흡한 현장 대응 능력에 불신이 생긴 일부 시민들이 112나 지구대에 신고 전화를 할 때, ‘여성 경찰관이 아닌 남성 경찰관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의 파면을 촉구하는 글이 게시되면서,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