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대 대통령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무엇이 대선 승부를 가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보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양강 구도를 구축한 지난 5일 이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전국단위 대선 여론조사 54건을 종합 분석했다.
단 조사방법이 ARS(37건)냐 전화면접(17건) 방식이냐에 따라 결과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관계로, 두가지 방법을 나눠서 분석했다.
먼저 더 많은 여론조사기관이 선호하는 ARS 방식에서는 윤 후보가 평균 44.9%, 이 후보 34.5%를 얻으면서 평균 10.4%p 격차(평균 오차범위 ±4.2%p)가 났다.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가 우세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전화면접 방식에서는 달랐다. 윤 후보 38.4%, 이 후보 32.7%로 평균 5.7%p 격차가 났다. 이는 오차범위 안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사진 좌측)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좌)민주당, (우)국민의힘 제공
가장 최근에 행해진 여론조사 10건(ARS조사)을 확인해보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3.1%p)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여론조사는 3건이었다.
윤 후보가 유리하게 나오는 ARS 조사방식의 여론조사 결과들만 놓고 보더라도 11월 초중순에 벌어졌던 현격한 차이가 점차 좁혀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양 측은 지금까지의 격차가 무의미한, '초접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15일 이후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전국단위 여론조사 7건 중 1건을 제외하고 모두 오차범위 내 치열한 접전(격차: 최소 1.0%p~최대 3.2%p)을 펼쳤다.
표심을 놓고 벌이는 양 측의 치열한 경쟁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것은 부동층과 '정권 교체론'이다.
부동층은 여론조사에서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답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유권자들을 가리킨다. 정권 교체론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정권을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유권자 인식을 말한다.
실제로 본보가 확인한 여론조사 29건에서 정권 교체 및 정권 유지 의사를 물었고, 응답자 53.5%가 정권 교체론에 손을 들어주었다.
반면 '정권 유지'에 찬성한 응답자는 36.2%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균 지지율 34.0%(총 54건에서 추출)와 유사한 수치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과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지지자들 모두 정권 교체를 바란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응답자와 정권 유지 지지자들 간 격차는 17.3%p에 달한다. 이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극복해야 할 큰 벽인 셈이다.
두번째 변수는 부동층이다. 여론조사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부동층은 ARS조사시 평균 8.4%, 전화면접 조사의 경우 16.8%에 달한다.
최소 5.4%에서 최대 25.5%에 달하는 이러한 수치는 여론조사 방식에 따라 숨어있는 표심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 비중을 고려하면 접전을 펼치고 있는 양 측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최근 들어 초접전을 펼치는 등 앞으로 남은 석달간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부동층을 잡는 후보가 대권 승리에 더 가깝게 다가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표는 11월 5일부터 29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 5일 이후 조사·등록된 여론조사 54건 내역(조사방법 및 시계열 순)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민주당 관계자는 29일 본보 취재에 "지지층의 단단한 결집이 우선되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라며 "중도층, 부동층에 대한 접근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중요한건 선거전략의 큰 방향과 후보의 종합적인 경쟁력, 실행력, 실천력을 제대로 보여서 유권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강점이기도 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정권 교체론'이 대세가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어느 정권이나 지속될 수 없고 극복해야 하고 개선, 보완해야 할 대상"이라며 "문재인 정권 또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그대로 계승하다기 보다는 뜯어고치고 더 나은, 사람답게 더 잘 살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실사구시형 정부를 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구태가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냐"며 "남은 기간동안 물밑에서 더 넓고 깊게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정권 교체론을 누그러뜨리고 이 후보의 승기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대세는 기울어졌다"며 "문제는 이를 전국 유권자들에게 확장, 파급시키는 것과 정권 교체론을 더 드높이 추켜세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는 단일화 변수가 다른 대선에 비해 상당히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요한건 정권 교체의 기수가 누구냐인 것과, 윤석열 후보가 앞으로 더 좋은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ARS 방식과 전화면접 방식 차이에서는 숨어있는 표심이 드러난다"며 "윤 후보는 기존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동시에, 숨어있는 이 부동층에 대한 전면적인 공약도 제시하고 설득할 것이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은 대통령선거와 석달 후 지방선거가 맞물린, 정치의 해다. 내년도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양측은 뜨거운 경쟁에 접어들었다. 누가 유권자의 마음을 훔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