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정부의 수요 억제책과 '역대급' 종부세의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하자 연립·다세대 등 빌라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매맷값 변동률은 0.55%를 기록했다. 전월인 10월(0.42%)보다 상승폭이 0.13%p 확대됐으며 올해 서울 월별 연립·다세대 매맷값 변동률 중 제일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올해 서울 연립·다세대 매맷값 변동률은 1월부터 월별로 0.41%→0.29%→0.21%→0.20% 등 4월까지 상승폭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5월 0.25%, 6월 0.38%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후 7월 0.30%, 8월 0.32%에서 9월 0.42%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0.55% 오르며 올해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전국적으로도 연립·다세대 매맷값 상승세가 최근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전국 연립·다세대 매맷값 변동률은 지난 9월 올해 최대 상승폭인 0.56%를, 지난달은 이보다 0.05%p 축소된 0.51%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4월 전국 연립·다세대 매맷값 변동률 0.19%보다 3배 가량 커진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83%를 기록했다. 서울 연립·다세대 매맷값이 최근 3개월 큰 폭으로 치솟은데 비해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지난 8월부터 월별로 0.92%→0.90%→0.83% 등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 역시 지난 6월 1.70%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1.21%→1.34%→1.19%→1.18%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통계에서도 아파트 매맷값 상승세가 둔화하는데 비해 빌라 시장이 과열되는 것이 확인된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1.05% 상승하며 8월 1.59%, 9월 1.69%에 비해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이에 비해 서울 연립주택 매맷값 변동률은 올해 초부터 지난 8월까지 0.5~0.7%대를 기록하다가 9월 1.42%, 10월 1.43%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치솟았다.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이 지속 둔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와 내년까지 이어갈 대출 규제 강화로 등 주택 마련 자금줄이 막히고 전세 공급이 악화되는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 등 다양한 하방 압력으로 거래 활동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영향으로 수요 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연립·다세대 시장으로 넘어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2건을 기록했다. 11월이 하루 남은 것을 감안 하더라도 전월인 10월(2292건)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 1월 5796건을 기록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9월과 10월 각각 2702건, 2292건까지 위축됐다.
반면 이달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량은 1625건을 기록해 아파트 거래량을 크게 상회했다.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량은 8월 4504건, 9월 4181건, 10월 4072건을 기록하며 연달아 아파트 거래량 규모를 뛰어 넘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보다 규제가 덜 한 빌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과 함께 재개발 기대감이 계속되며 재개발 주요 후보지에 실거주 목적으로 들어가는 수요도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