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 운용자산이익률 평균 4%대 이자율차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역마진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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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는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1.75%로 인하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재원 마련을 위해 신계약 체결 등 보험영업이익과 자산운용 등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지만 신계약 감소 등으로 보험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으며 자산운용도 저금리로 인해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1990년대 5~9%대의 고금리확정형 상품들을 판매에 열을 올렸고 2000년대 중반이후부터 금리가 하락하면서 운용자산이익률 평균 4%대로 이자율차 역마진이 발생,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경우 특히 오래된 대형보험사는 고정금리형 상품이 절반가까이 된다"며 "저금리 기조로 이미 역마진이 발생했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도 "고객들에게 약속한 금리대로 지급하려면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여야 하지만 이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수익을 내기조차 힘들다"며 "그동안은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투자를 많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힘들어 대체투자, 해외투자 등 자산운용방법을 모색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시이율 하향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국고채, 회사채 등 외부지표 수익률이 반영돼 고객의 보험금에 적용되는 이율로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된다.
즉 공시이율이 낮아지면 보험가입자가 받아갈수 있는 중도해약 환급금이나 만기 환급금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한다고 해서 당장 공시이율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몇 달 안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보험사에서 역마진 해소를 위해 보험료 인상 이슈도 나오게 되면 결국 소비자들한테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실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채권가치가 상승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이차역마진 확대로 수익이 떨어지고 자산운용수익률도 떨어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상품을 많이 팔아 볼륨을 키워 고정금리상품 비중을 줄이거나 해외, 부동산 투자 등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아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금리인상을 기대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