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한국과 미국,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미국), TSMC(대만)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각사 최고의사 결정권자들의 의지가 강한 만큼 치열한 기싸움이 전망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인텔·TSMC는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전략 사업으로 점찍고 시장 지배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동차·정보기술(IT)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IT 기업들이 자체 설계 칩 생산에 집중하면서 파운드리 비즈니스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이 사상처음 1000억달러(약 118조7000억원)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3.3% 가량 성장한 1177억9000만달러(약 140조원)까지 10대 제조사의 매출이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독보적 1위는 TSMC다 올해 2분기 기준 TSMC는 시장 점유율(트렌드포스 기준) 52.9%다. 삼성전자가 17.3%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하면서 미래 시장은 격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처리창치(CUP) 등 종합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텔의 잠재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향후 삼성전자·인텔·TSMC ‘3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인텔·TSMC는 올해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결정하면서 다가올 주도권 싸움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이 곳에는 170억달러(약 20조원)가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서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에만 총 17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TSMC도 파운드리 시장의 선두를 수성하겠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향후 4년간 파운드리에 1000억달러(약 118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신규공장과 일본에 연구개발(R&D) 센터 신설도 진행 중이다.
인텔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200억달러(약 23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파운드리 업체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래 파운드리 시장은 기술 경쟁이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미세 공정 기술의 차별화가 고객사 확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인텔·TSMC 모두 차세대 공정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추격 기업들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파운드리 사업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장,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단공정에서 경쟁 우위가 중요하다”며 “반도체기업의 M&A도 향후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