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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 제3기관서 신뢰얻어야"…이동걸 산은 회장 투자안 '비토'

2021-11-30 17:0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에 대해 공신력이 있는 제3의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신사업 계획안에 대한 검증을 거쳐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에디슨 측이 산은에 인수자금을 요청하더라도 지속가능사업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회장은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주요이슈 브리핑에서 "산은은 에디슨으로부터 쌍용차 발전방안을 받은 바 없고, 언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구심을 떨치기 위해 쌍용차 관련 (인수) 방안에 대한 에디슨의 구상을 제3의 기관에 검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 / 사진=산업은행 제공



또 에디슨 측이 산은에 인수자금을 요청하더라도 마땅한 사업역량과 투자계획안을 내놓기 전까지 사실상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회장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산은 대출이 없어도 에디슨이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다 했기 때문에 우리 지원 없이 계획대로 잘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산은에게 지원을 바란다면, 지속가능 사업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며, 사업타당성이 적절치 않으면 지원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관련 문제, 기술문제, 이전실현가능성의 여부, 경영관리능력(마케팅·브랜딩 등) 등 4대부문에 대한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고 본다"며 "충분히 (능력을) 보여준다면 시장에서도 호응할 거라 믿어의심치 않다"고 지적했다. 

강영권 에디슨 대표는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원 결정 하에 쌍용차 인수를 마무리하고 추가투자를 실시해서 국내 금융기관의 자금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이 인수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이 회장은 '밑 빠진 독에 물 붙기'를 언급하며 "면밀한 사업 타당성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상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하면서 언론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본질적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에디슨 측이 글로벌 자동차업계보다 터무니 없이 적은 돈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간접적으로 회의적 의견을 피력한 모습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으로의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5개 업체가 발표한 전기차 투자액은 우리 돈으로 약 193조원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독일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사업에 약 44조 8000억원, 미국 포드는 약 33조 8000억원의 천문학적 투자를 예고했고, 현대차는 2025년까지 10조 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닛산은 전기차 사업에 우리돈 21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께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메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월등히 적은 비용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공언한 상태다. 2500대 이상의 전기버스를 누적 생산한 경험, 전기차의 핵심 요소인 전기 모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차량제어장치(VCU) 등을 독자 개발해온 기술 역량이 경영 정상화의 근거다. 

에디슨 측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종, 5종의 전기차를 각각 500억원, 1000억원에 개발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사업에 수십조원을 투입해 전사적 역량을 다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에디슨 측의 사업에 한계성이 뚜렷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단언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지만 의문이 간다. 에디슨은 (자체) 기술에 대해 상당히 자신이 있어보이는 것 같은데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객관적 평가를 받을 것을 조언드린다"고 강조했다.

에디슨 측이 제3기관으로부터 투자 부적합 판정을 받을 시 대출 및 회생이 불가능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불가능) 판정이 나면 회생계획안을 떠나 돈 들여 넣어봐야 불가능하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어려운 기업을 되살리려면 실현 가능한 발전방안이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쌍용차 발전방안을 저도 못봤다.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부동산 등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산은에 8000억원 규모의 신규대출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산은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무효화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을 양해각서(MOU) 체결 직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며 비토를 놓았다.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M&A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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