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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완전 민영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첫 행보는?

2021-12-01 09:34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챙긴 사업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 특화된 플랫폼' 구축이다. 우리금융이 선보일 'MZ 특화 플랫폼'은 기존 금융 플랫폼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스템과 조직 문화에 기반한 테그기업체로(Tech Company)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손 회장은 경영진과 MZ세대 직원들과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개최하고 'MZ 특화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또 MZ세대 직원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자유분방한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한편 AI·블록체인·UX/UI 분야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이번에 구축할 플랫폼은 최근 MZ세대들이 주식·부동산·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는 트렌드를 반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증권 부문 확대 계획과도 연계해 투자 지원에 특화한 웰스테크(Wealth-Tech)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그룹사가 참여하는 2000억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를 조성해 핀테크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파트너십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는 우리금융만의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손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2030년 생산연령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MZ세대를 우리금융의 고객으로 선점하기 위해선 이들의 특성에 맞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잔여 지분 본입찰 낙찰자 선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22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기에 완성하고,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차별화를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보유한 잔여 지분 9.33%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 등 민간에 매각하면서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투입 이후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손 회장은 "완전 민영화를 토대로 새로운 대도약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며 "과점 주주 중심의 투명한 지배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업가치 제고에 최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미 올 한해 획기적인 실적 거양과 함께 ESG 평가등급 상향, 내부등급법 승인 등 그룹의 기초 체력을 단단하게 다져왔다"며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기에 완성하고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차별화해 대한민국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와 지위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손 회장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확대된 자율경영권을 바탕으로 '종합금융그룹' 재건에도 속도를 낼 전망된다. 특히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보험사와 증권사 부재가 사업 포트폴리오상 약점으로 꼽혀왔던 만큼, 이들 계열사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수익구조 다각화를 이뤄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보험과 증권사 부재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불과 18% 수준으로 KB금융 45.5%, 신한금융 43%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난다.

그룹 수익 대부분이 은행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를 두루 갖추고 있는 타 금융지주의 경우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도 균형 있는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반면 은행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경우엔 제약이 컸다.

이 같은 문제를 가장 잘 간파하고 있는 손 회장은 그동안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를 강조해왔다. 손 회장은 지난달 5일 '자회사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지주 출범 후 지난 3년 가까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룹체제가 확고히 안착됐다"며 "그룹 4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비은행 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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