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이라크군과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가 함께 대규모 티크리트 탈환작전에 니서면서 이슬람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보복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TV 캡쳐 |
티크리트는 수니파 독재정권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며 현 시아파 이라크 정부에 맞서는 강성 수니파의 근거지다. 이에 이번 작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보복성 폭력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라크 국방장관은 수니파 출신이지만 이라크군 자체가 시아파가 주축인데다,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이번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터라 이런 우려가 증폭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아파 민병대가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아닌 티크리트 주민들도 IS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공격 대상으로 삼고 점령 지역에서 '자체 처벌'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라크의 유력 수니파 성직자인 셰이크 압델 사타라 압둘자바르는 13일(현지시간) 시아파 민병대가 티크리트에서 수니파 주민의 집을 불태운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그런 행위는 2006∼2007년의 종파 간 긴장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S 역시 이라크군의 티크리트 탈환작전을 수니파와 시아파의 분쟁으로 몰고 가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IS는 지난 7일과 9일 잇따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로 티크리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하위자 지역에서 시아파 민병대를 집단살해해 거꾸로 매달아 놓은 동영상과 사진을 유포했다. 티크리트 작전에 가담한 시아파를 감정적으로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번 작전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IS에 협력하는) 실수를 저질렀거나 잘못 유도된 티크리트 주민은 당장 무기를 내려넣고 이라크군의 작전에 협조하라"고 말했다.
티크리트 주민 중 일부는 IS에 자발적으로 협력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IS 편에 선 경우도 있는 만큼 민간인의 억울한 희생이 종파 간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