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7일 버스를 타고 전국 곳곳을 누비는 '심상찮은 버스 6411' 출정식을 열고 "노동의 희망과 시민의 꿈을 모으기 위해 전국 시민들 속으로 달려간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심의 양당 정치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저와 정의당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우리 사회의 제일 가장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국의 이름 없는 6411 시민들을 만나고 두 손 맞잡고 34년 기득권 정치를 무너뜨릴 뜨거운 민심 에너지를 싣고 오겠다"고 밝혔다.
6411번 버스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노동권 존중 사회를 대표하는 슬로건이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 당시 6411번 버스를 언급하며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밝힌 후 정의당은 '노회찬 정신'의 대명사로 6411번 버스를 거론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7일 국회에서 '심상찮은 버스 6411' 출정식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2012년 7월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고 노회찬 전 의원은 “6411번 버스는 매일 새벽 같은 시각, 같은 정류소에서 같은 사람이 탄다. 누가 어느 정류소에서 타고 어디서 내릴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분들은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라며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분들은 투명인간이다.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6411번 버스는 서울시 구로구 가로수 공원에서 출발해 강남을 거쳐서 개포동 주공 2단지까지 대략 2시간 정도 운행하는 버스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첫 버스를 타고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강남으로 가는 청소노동자의 삶을 얘기하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노동자들의 삶을 보듬자는 취지로 6411버스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 "기득권 양당 후보들은 자신들의 도덕성과 자질 논란을 덮어버리기 위해 진흙탕 대선을 만들고 있다"며 "심상정이 있다. 대장동도, 고발사주도 없는 천연기념물, 심상정이 여기에 있다. 자신 있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심 후보의 '심상찮은 버스 6411'이 이 후보의 전국 순회 프로젝트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와 비슷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영입 인재만 태운 이재명 매타버스와 갈 길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7일 국회에서 '심상찮은 버스 6411' 출정식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심 후보는 이날 '심상찮은 버스 6411'을 타고 충남 태안을 찾아 고(故) 김용균 3주기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추모제에 참석했다.
심 후보는 김용균 3주기 태안 현장추모제 추모사에서 "김용균... 이곳에 와서 그 이름을 부르려고 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한창 싱그러웠을 스물넷 청년 김용균을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어쩐지 김용균 이름 세 글자는 제 가슴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는 "김용균 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저 현장에 그 자리에는 우리 또 다른 노동자들이 소화기 매고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불길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수많은 김용균이 있었지만, 3년 동안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는 그 말씀을 들으니 정말 면목 없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저는 정의당 대선 후보로서 여러분들 앞에 분명히 다짐한다. 더 이상 탐욕스러운 노동에 우리 청년 노동자들이 희생되는 일을 이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며 "지금까지 싸워왔던 여러분들과 또 우리 김미숙 동지와 두 손 굳건히 잡고, 일하다가 죽지 않는 안전한 사회, 차별 없는 사회,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