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9일 “올해 말과 내년 초 중대한 정세의 갈림길을 무의미하게 보낸다면 대화의 의지와 동력이 차츰 약화되기 쉽다”면서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로 늦지 않게 호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통일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종전선언은 판문점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도 이미 논의된 적이 있었던 만큼 남북미가 다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먼저 “통일연구원이 첫발을 내딛었던 1991년은 세계적인 냉전구도가 해체되면서 남북 간에도 기본합의서가 체결됐던 매우 뜻깊은 해였다”면서 “이후 긴 역사의 시점에서 볼 때 남북관계는 적대와 대립의 관성을 뛰어넘어서 평화와 공동번영, 통일의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분단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평화는 누가 대신 가져다주지 않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내지 못한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되기도 어렵다”며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일지라도 그 길을 개척해나갈 때만이 평화공존과 공동번영, 나아가 통일이라는 한반도의 종착점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고유환 통일연구원 원장이 9일 통일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12.9./사진=통일부
또한 이 장관은 “우리는 지난 몇 년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가동을 통해 그 어느 시대보다 포괄적이고 근본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상당한 접근을 이뤄보았던 의미 있고, 값진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남북미는 대화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남북관계를 함께 발전시켜나간다는 큰 틀과 기준을 마련하고, 그 원칙에 합의한 바 있고, 이 목표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협상의 장이 마련될 수만 있다면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선 역사와 수레바퀴를 우리가 다시 굴려갈 수만 있다면, 남북, 북미가 이뤘던 기존의 합의와 성과를 토대로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상응조치를 주고받으면서 신속하게 평화를 향한 대화와 협상의 결실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실제로 지금은 정세의 측면에서도 한반도가 다시 평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국면 전환의 적기라고 평가한다”며 “종합적으로 볼 때 작년에 비해 올해 정세의 불확실성은 약화됐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종전선언이 성사된다면 새로운 평화 국면을 열 수 있는 확실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