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전혁 전 명지대 교수 |
요즘 영등포 구청이 재미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항상 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등포 신세계 앞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선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일견 “이건 말이 안 된다”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해외의 몇 개 도시에서의 사례에 따르면 차선을 줄이면 오히려 체증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고 합니다.
얼핏 역설 같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설명도 가능할 듯 합니다. 즉 사람들은 차선이 줄어들어 체증될 것을 예상하고 그 도로 대신 우회도로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이런 작용들 때문의 외국의 도시에서 성공사례가 만들어진 것 아닌가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고등교육도 심각한 ‘체증’이 있다는 측면에서 영등포 앞 도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대학로(?)의 체증’인 셈이죠. 최근 좀 줄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여전히 80%를 넘습니다. 도로로 따지면 아마 왕복 16차선 정도는 되는 넓은 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대학에 가야한다는 대학진학 강박증도 ‘너무나 넓은’ 대학진학의 기회 때문은 아닐까요?
만약 이 대학로를 왕복 8차선이나 4차선 정도로 줄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 개인적인 감으로는 대학진학의 체증을 줄이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 들어 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굳이 대학에 진학해야 하나? 굳이 대학진학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가속하기 위해서 대학로의 차선을 줄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전혁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