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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초당적 경제협력 제의에 비수 꽂은 문재인

2015-03-17 17:23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경제 재도약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지만 문 대표는 작심하고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회담을 가졌다./사진=SBS 캡쳐

회담 모두에서 박 대통령이 문 대표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중동 순방 성과 설명과 함께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지만, 문 대표는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작심한 듯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회동은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맞붙은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2년 3개월 만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신이 구상하는 경제활성화와 각종 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 여의도 정치권, 특히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박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위해 경제 이슈를 부각시키는데 공을 들이는 문 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원만하게 대화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문 대표가 초반부터 박 대통령에 대해 '선제 공격'을 가하면서 회담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이뤄진 회동은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끝날 때까지는 화기애애하게 흘러갔다.

박 대통령은 접견실에 먼저 들어와 차례로 입장하는 문 대표와 김 대표를 악수로 맞이했고, 이어 함께 3인이 나란히 선 채로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문 대표가 먼저 박 대통령에게 "오랜만에 뵙는다. 순방 뒤라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또…"라며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박 대통령은 "아직 시차 때문에 (피곤하기는 하지만), 열심히 행사를 다니면서 극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문 대표님 취임 이후에 정식으로 뵙는게 처음이다.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넨 뒤 "오늘 이렇게 여야 대표를 모셔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 자리는 지난번에 있었던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 드리고, 국회에 여러가지 협조를 드리고 두 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중동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서 정치권의 협력을 요청한 뒤 "편안하게 순방 결과 설명을 들어주시고,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요청과 당부에 이어 문 대표는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당이 협조할 것이 있으면 협조하겠다"며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하지만 문 대표의 '화답'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문 대표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 노심초사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표는 "총체적인 위기다.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며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이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산다며 정부정책을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말과 정책이 다르다"며 "부동산이나 금리 인하와 같은 단기부양책만 있을 뿐 가계가처분 소득을 높여줄 근본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또 전월세값 폭등을 거론하며 "공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문 대표의 발언 수위가 예상 외로 세게 나오자 박 대통령은 간간이 문 대표의 얼굴을 쳐다보며 메모를 하기도 했다. 회담 기류가 이처럼 싸늘해지자 마지막으로 모두발언을 한 새누리당 김 대표가 분위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늘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문 대표는 이전에 민정수석을 하면서 4년이나 청와대에 계셨는데 국정의 넓고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다 못한 개혁이 있으면 같이 완성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길 바란다"며 "이번 좋은 만남을 통해 상생 정치를 이뤄내고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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