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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다주택자 양도세 두고 갈등 '재점화'

2021-12-16 17:53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1년 유예와 관련해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에 이어 민주당 내에서도 양도세 중과 완화 유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내부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앞서 이 후보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제안하면서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종부세가 과다하게 부과돼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좀 있다”며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수도권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이 후보 측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정책을 통해 수도권 표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이같은 주장에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며 힘을 실어줬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14일 "이 후보의 제안은 '빠른 입법화'의 문제"라면서 "12월 임시국회 처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이재명 후보가 국민반상회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그러나 이 후보의 주장과는 달리 청와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일관성과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철희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은 지난 14일 국회를 찾아 박 의장에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6일에도 “지금 주택시장 상황이라는 것이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 같은 어떤 근간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은 시장 안정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될 때라는 상황판단을 하고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할 경우) 시장메시지에 혼선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에 대해 11개월간 양도 시간을 주었기 때문에 그 기간을 도과한 상태에서 다시 정책을 되돌리게 되면 정책에 대한 일관성이 흐트러진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는 내 아이디어"라며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당정청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다음 정부에서 검토할 문제”,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유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유예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5월 말까지도 유예를 해줬었는데, 효과가 없었다는 검토 의견이 있다"며 "당내에서 논의 중인데 찬반이 엇갈린다. 당정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지난 15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두 쪽 날 정도로 의견이 양분되다시피 하다가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며 “매우 예민하고 중요한 정책을 흔들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다”며 “지난번에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겠다고 해서 저는 질겁을 했다. 대선 후보라 할지라도 당내 의견 수렴을 먼저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다음주 쯤 의원총회를 열어 처리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가 말씀하셨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내에서도 의견 수렴이 필요해서 다음주 정도에 의총을 진행하면서 논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반발과 청와대의 반대 의견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그래서 논의 과정에 있다. 부동산 정책을 준비하면서 실수요자나 1인 주택에 대한 여러가지 어려움도 청취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합리적이고 현실적 세제 개편 방안에 대해 당연히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가 밀어붙이려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를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 조차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당정청이 함께 합의점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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