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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아픈 곳만 찌르는 정은보 금감원장

2021-12-17 10:52 | 김하늘 기자 | ais8959@mediapen.com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제2금융업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잇따라 업계의 가장 아픈 곳을 먼저 찌르고 있다. 

정 원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저축은행 사태, 카드 사태 등 제2금융권에서 발생한 과거 부실사태를 상기시키고, 해외 유사 부실 사례까지 언급하며 각 업권들에게 리스크 관리 주의를 끊임없이 당부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정 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금감원장-손해보험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손해보험업계의 성장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1990년대말 외환위기를 겪으며 영업부진에 따른 과당경쟁, 투자손실 확대, 회사채 지급보증 실패 등으로 총 14개사의 국내 손해보험회사 중 리젠트화재 등 5개사가 구조조정됐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우려는 보험업계만을 저격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이달 7일 진행한 여신전문금융업권 CEO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역시 그는 2003년 불거진 '카드 사태'에 주목했다.

정 원장은 "2003년 카드업계는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사태'라는 아픈 경험을 겪었다"며 "할부, 리스 등 캐피탈업계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관리에 실패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달 1일 저축은행업권과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대규모 부실을 야기한 저축은행 사태를 꼬집으며 우려를 내비쳤다.

이날 정 원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겪었다"며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과 예금자 피해가 발생해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줬고, 당시 투입한 공적자금은 아직까지도 회수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진행한 생보사 CEO 간담회 자리에선 해외 부실 사례를 예시로 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25일 '생보사 CEO 간담회'에서 정 원장은 "1990년대 일본의 자산 거품 붕괴 이후 니산생명, 토호생명 등 7개 생명보험회사의 연이은 파산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당시 생존한 보험회사는 자산 거품기에도 단기 실적에만 치중하지 않고 ALM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의 배경엔 정 원장이 이전부터 금융당국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던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있다. 

카드 사태가 발발한 2003년, 정 원장은 재정경제부 조정1과장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며, 저축은행 사태가 벌어진 2011년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금융당국의 요직에서 사태를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한 정 원장은 과거 금융 부실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 금감원 관계자는 "정 원장이 과거 일련의 사태들을 현장에서 직접 피부로 겪은 만큼 의지가 남다르다"며 "과거 부실 사태를 결코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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