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양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가 터진 가운데,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나온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였다. 어느 후보가 우세하다고 볼 수 없는 '블랙 아웃' 상태다.
초접전 양상은 벌써 4주째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 10%대 격차를 보이며 눌러왔다.
여론조사별로 갈리지만 최대 17%까지 났던 양자간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한 건 11월 20일(여론조사기간 기준)부터다.
이때부터 양자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로 좁혀져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사진 좌측)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구체적으로는 11월 22일부터 조사된 여론조사일수록 조사방법(전화면접 또는 ARS)과 관계없이 오차범위 내 무의미한 격차로 나타난 결과가 더 많다. 총 26건 중에 15건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이중 1건(채널A 의뢰, 리서치앤리서치 조사, 11월 27~29일간)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보다 0.9%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민주당 측에서 '골든 크로스'를 언급했던 시점이기도 하다.
양자간 치열한 경쟁에서 관전포인트는 윤 후보의 약점과 이 후보의 뒷심으로 쏠리고 있다.
우선 윤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이 50%대로 여전히 압도적인 다수이지만, 이 50%를 넘는 정권교체 민심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배우자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지만 정책 비전이 실종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에서 윤 후보 책임이 크다는 일각의 지적도 많다.
지난 11~12일간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 비해 15.5% 높은 대선 지지율을 보였지만, 같은 조사 현안질문에서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지지후보를 바꾸겠냐'는 질문에 응답자 30.1%가 지지후보를 바꾸겠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윤 후보를 택한 지지자 중 30%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반대로 이 후보의 경우 지난 2주간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 공략에 일정부분 성공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정치권 분석이 나온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책임과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지난 14~15일 양일간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44.4%는 '특검이 도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이 큰 후보'로 이 후보를 꼽았다. 29.9%는 윤 후보를 지목했고, 양 후보 모두 책임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6.3%였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7일 본보 취재에 "가족 리스크가 주요 변수가 된 형국"이라며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자극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어져 큰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윤 후보 측은 김건희 씨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아 국민들께서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과 별개로, 윤 후보 측의 행태는 진흙탕 싸움을 하자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 대망을 실현할 후보는 윤석열 후보 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핵심 지지층의 표 결집을 이끌어내면서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에게 더 설득력있게 진정성을 어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재명 후보가 매타버스 일정으로 대구경북 지역을 돌며, 고향 방문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이지만 그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며 "아직 이 후보 장남 등 저쪽의 가족 리스크는 제대로 다 터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윤 후보가 판정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81일 남았다. 어느 후보가 실책하고 어느 후보가 이를 계기로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제는 누가 잘하느냐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로 좁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