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넘기는 이른바 ‘1조 클럽’ 입성에 성공한 증권사가 올해 최대 8곳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신규상장(IPO) 주관 등이 실적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올해도 순익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회사들이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어떤 회사가 순익 1위를 차지할 것인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가장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곳은 역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두 회사는 올해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추이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1조2043억원, 미래에셋증권은 97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순이익 1위를 독식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미래에셋증권에게 1위 자리를 뺏겼지만, 올해는 다시 ‘왕좌’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올해 카카오뱅크의 코스피 상장으로 지분법 이익이 회계상 인식되면서, 3분기에만 62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뿐 아니라 타 대형 증권사들도 올해는 빛나는 한 해를 보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821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7943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밖에 키움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등 총 8개사가 ‘1조원 클럽’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영업이익을 놓고 살펴보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미래에셋증권이 1위를 유지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2506억원을 낸 상태다.
작년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신기록을 만든 미래에셋증권은 2년 연속 이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기자본 10조원 돌파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선전은 올해 크래프톤,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의 IPO 빅딜에 참여하면서 투자은행(IB) 분야에서 큰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새롭게 최현만 회장 체제를 출범시킨 만큼, 내년에도 IB 분야에 무게를 실은 영업활동이 예상된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 증권사들의 덩치가 커졌을 뿐 아니라, 사업모델도 선진화된 해였다”면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진입하는 등 투자 열풍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면, 각 회사간의 실력 차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