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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폐모듈 처리방안 둘러싼 갈등…"공제조합 필요"

2021-12-21 15:32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에너지전환 정책 및 시장 변화에 따라 태양광 모듈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수요의 증가와 함께 사용이 수명을 다한 폐모듈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가 폐모듈의 재활용을 위해 필요한 태양광 공제조합 설립 신청서를 잇따라 반려하면서 폐모듈 처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환경부는 '세부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충북 진천에서 '태양광 재활용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센터는 유리·알루미늄·실리콘·구리·은 등을 재활용하기 위해 건립되는 것으로, 1만5847㎡의 부지에 연면적 3812㎡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충북 진천 소재 태양광재활용센터/사진=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연간 최대 3600톤의 폐모듈을 재활용 처리할 전망으로, 프레임 해체·백시트 제거·강화유리 및 셀 분리장비 등 폐모듈 수거와 분리·해체 및 재활용을 위한 전주기 처리시설을 갖췄다.

정부는 2023년부터 제조·수입자에게 폐모듈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고, 미이행시 분담금을 납부토록 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도 시행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 제도가 민간기업의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등 생태계 발전을 돕고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도 해소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아직 운영 주체가 결정되지 않고 실증사업을 비롯한 준비과정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책효과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2028년 9632톤, 2033년 2만8153톤의 폐모듈이 나오는 등 재활용센터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민간의 역량을 더해도 1만톤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폐모듈은 정부가 보장하는 20년간의 태양광 발전사업 이후 또는 천재지변 등으로 발생하며, 통상 1MW급 발전소에서 56톤이 나오는 것으로 평가된다. 100kW급 설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360W급 모듈 278장이 필요하며, 모듈 1장당 20kg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재활용 공제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제품등자원순환법에 따르면 의무생산자(모듈제조사)는 재활용사업 공제조합을 세울 수 있고, 국내 모듈 생산용량의 99%에 달하는 업체들이 협회를 통해 이를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인근 산비탈에 쏟아진 폐태양광 모듈을 치우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협회는 태양광발전제품의 경우 수명(20년)이 지나도 효율이 낮아지지만 재사용이 가능하며, 2021~2033년 발생할 폐모듈 80%를 재사용하면 390억원 상당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보다 먼저 태양광 모듈에 EPR을 도입한 유럽은 폐모듈 80% 재사용·재활을 목표로 하는 중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재사용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태양광 폐모듈을 포함한 고형폐기물(MSW) 발생량의 95% 안팎을 자원화하는 중으로, 이탈리아도 태양광 모듈 소재 전량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는 조합을 통한 태양광 재활용·재사용 시스템 구축시 △모듈 재사용 사업화 △재사용 모듈 인증 연구개발(R&D) △모듈 재사용률 향상 △재활용 신기술 개발 및 적용을 통한 자원순환 고도화 △국내 태양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비롯한 강점이 있으나, 3차례에 걸쳐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음에도 환경부가 세부적인 제도설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반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미국·호주를 비롯한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폐모듈 활용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소각·매립되는 모듈의 양을 줄이고, 자원선순환 체제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폐모듈이 가전을 비롯한 기존 전자제품과 같이 처리되면 재사용률이 감소하고, 신뢰성 확인이 어렵게 될 것"이라며 "산지태양광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등 천재지변에 의한 발생량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처리능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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