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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9부 능선…반도체 글로벌 2위 눈앞

2021-12-23 13:17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를 추진중이던 SK하이닉스가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으며, 각국 행정 절차를 모두 마쳤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 세계 2위,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세계 1위로 부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 비중의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청주 캠퍼스 정문./사진=SK하이닉스 제공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반독점 심사 기구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으로부터 인텔 낸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인수에 대한 합병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한국·미국·영국·대만 등 8개국 경쟁 당국의 동의를 얻으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작업의 9부능선을 넘게 됐다. 

이와 동시에 SK하이닉스는 인텔에 사업부 인수 대금을 납부하기 위해 미국 자회사 'SK하이닉스낸드프로덕트솔루션스'와 중국 다롄 소재 'SK하이닉스세미컨덕터'에 대해 각각 1조3512억원과 3조9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세미컨덕터에는 5조389억원을 대여해줬다. 

이를 위해 움직이는 금액은 총 9조4879억원 규모다. 유상증자는 24일, 금전 대여는 내년 1월 13일 이뤄진다. 다만 인수 과정이 끝난 건 아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인텔 측에 1차 협상 차원에서 70억달러(한화 약 8조3174억원)을 건네 인텔의 중국 다롄 공장을 포함한 자산과 SSD 사업부를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한 딜 클로징은 2025년 3월에 20억달러(약 2조3764억원)를 추가 지급하며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때 낸드 웨이퍼 설계 및 생산 관련 지적 재산권과 현지 공장 인력을 넘겨받으며 인수 작업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고 부연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3.5%, 인텔은 5.9%로 나타났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치면 SK하이닉스는 19.4%의 점유율로 19.3%를 점하는 일본 키옥시아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게 된다.

기업용 SSD 시장은 낸드 플래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34.1%로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9.6%로 2위인 인텔의 해당 사업부를 품게되면 SK하이닉스(7.1%)는 36.7%를 점해 삼성전자를 단숨에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게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176단 512GB TLC 4D 낸드 플래시./사진=SK하이닉스 제공


현재 진행 중인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이 SK하이닉스에 중요한 이유는 단순 수익성 확대 때문이 아니다. 매출 구조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지난해 D램 매출은 SK하이닉스 전체의 70%를 상회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23%에 지나지 않는 등 다소 기형적인 사업 형태를 보였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D램 가격의 변동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을 나타내곤 했다.

반도체 업계는 2025년 3월 SK하이닉스가 인텔에 잔금을 납입하면 사업 비중이 6:4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가 개편되면 실적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는 새해 낸드 수요가 올해 대비 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부 인수하게 되면 공급 업체가 줄어들게되고 이는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만되고 있다. 

96단·128단 4D 낸드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선제적인 176단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과 키옥시아에 4조원 가량 투자한 바 있어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인텔 사업부 인수는 삼성전자를 포함, K-반도체가 글로벌 낸드 플래시·D램·기업용 SSD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수성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편 낸드 플래시 시장 2위 키옥시아와 3위 WD간 인수·합병(M&A) 작업이 진행 중이고, 성사될 경우 점유율이 32.5%로 SK하이닉스를 앞지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경쟁당국이 양사간 M&A에 깐깐한 심사 기준을 적용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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