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지난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드디어 손을 맞잡았다. 민주당은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미소를 지으면서 이 전 총리의 등판이 호남 지역 지지율과 중도층 확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대선 전략과 이 전 대표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 전 이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이 전 대표님이 많이 좀 업어 달라”고 하자 이 전 총리가 “조금 이따 넉넉히 얘기하자”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이 전 총리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존경하는 이낙연 전 대표께서 지금까지도 민주당 승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시고 민주당의 4기 민주 정부를 위서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 후 취재진 앞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그는 “(이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고, 차기 민주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이 전 대표가 많이 채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당이란 게 많은 분들의 의견이 조정·통합되는 과정 자체를 말하기 때문에 대표님이 가진 특별한 경험과 경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충분히 말씀하시고, 그게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출범 51일만에 이뤄진 이번 만남에서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와 함께 선대위 산하 국가미래비전통합위원회(비전위) 공동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 비전위는 차기 정부의 시대적 과제를 담은 국가비전과 국민통합에 대해 논의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출범 후에도 상임고문 직책을 가지고 있긴 했으나 그동안 선대위 활동과는 거리를 둬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후보와 함께 대선 전면에서 국가비전과 국민통합 등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도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를 만들어 이 후보와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활동 과정에서 때로는 후보나 당과 좀 결이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에 대해 후보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의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었다며 반기는 모습이다. 송열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가문 뒤 한 줄기 소나기처럼 청량한 소식"이라며 "이 전 대표님 지원은 넝쿨째 들어온 복이며 천군만마를 얻었다 할 수 있다"고 환영했다.
또한, 호남지역 지지기반이 탄탄한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전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면 지지층 결집은 물론 중도층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찬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 당 내에서 의견들이 갈라졌던 부분이 상당부분 봉합이 될 것 같다"며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이 선뜻 이번 대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런것들이 많이 해소될 것 같고 당연히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그동안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그동안의 앙금을 털어버리고 힘을 합치기로 한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후보 지지율에 날개 하나를 더 달아 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