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한명숙 전 국무총리 복권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 최초의 여성 총리에 이어 민주당 당 대표까지 지낸 인물로 여권 내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 전 총리가 복권됨에 따라 선거 전면에서 이재명 후보 지원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진다.
법무부는 지난 24일 2022년 신년을 맞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를 비롯해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이달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국민 대화합의 관점에서 장기간 징역형 집행 중인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 및 복권하고, 형 집행을 완료한 한 전 국무총리를 복권했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9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형을 복역하고 2017년 8월 만기 출소했으나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복권 소식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사진은 한명숙 전 총리가 2015년 8월 24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인사를 한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특별사면으로 한 전 총리가 '복권'되면서 다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복권의 의미는 형의 선고나 파산으로 인해 상실 또는 정지된 일정한 자격을 회복시키는 제도이다.
특별복권은 형의 집행종료일, 또는 집행이 면제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된 자에 대하여 직권, 형의 집행을 지휘한 검찰청 검사의 보고, 또는 사건 본인의 출원에 따른 검찰총장의 신청으로 법무부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한 전 총리 복권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환영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는 거짓과 맞서 오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복권을 환영한다"며 "결국 진실이 모함과 공작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도 “늦었지만 이제라도 복권이 이뤄져 다행”이라며 “MB정권의 정치 보복에 무참히 희생됐던 한 전 총리는 억울하게 만기를 채워야 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명예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짓밟힌 정의가 이제야 바로 서게 됐다”며 “오랜 국정 경험과 지도력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다시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도 "오랫동안 고초를 겪으신 한 전 총리님의 복권을 환영한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걸어오신 길이 다시 올바르게 평가받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김대중 정부 여성부 장관, 노무현 정부 환경부 장관 및 총리를 거쳐 민주당 당 대표를 지냈다. 그는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과 함께 친노(노무현에 친화적인) 세력의 '대모'로 불리며 여권 내에서 이해찬 의원과 함께 좌장으로 불린다.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가 복권됨에 따라 다시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복권되면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였다"며 "대선을 70여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이 지지층 총 결집에 나서고 있어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한 전 총리가 전면에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등에 대한 소회를 담은 자서전을 출간해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 출간 이후에는 공식활동을 자제하면서 줄곧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권 대모'로 불리는 한명숙 전 총리가 대선 70여일을 앞두고 복권된 가운데 한 전 총리가 이재명 후보를 도와 전면에 나설지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