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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영끌했던 지역 아파트값 '적신호'

2021-12-27 13:09 | 유진의 기자 | joy0536@naver.com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내집 마련을 위해 '영끌'과 '패닉바잉'에 나섰던 MZ세대(2030세대)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2030세대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한 지역의 아파트값이 최근 하락 전환됐거나 하락이 임박한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 변수가 커진 상황에서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젊은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10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에서 2030 세대의 매입 비중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9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2019년 1∼10월 2030 매입 비중이 31.7%였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36.5%로 증가했고 올 들어서는 41.9%를 기록하며 40%를 기록했다. 특히 강서구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2030 매입 비중이 작년(45.4%)보다 6% 포인트 이상 증가한 51.8%를 나타내며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또 성동구도 지난해 48%에서 올해 51.5%로 늘면서 올해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을 2030 세대가 사 들였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과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에서도 올해 2030 세대의 매입 비중 상승폭이 가팔랐다. 노원구는 지난해 37.2%였던 2030 매입 비중이 올해 49.2%로 12% 포인트 치솟으며 올해 서울지역 중 최다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관악구는 지난해 36.2%에서 올해 47.3%로 11.1% 포인트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도봉구도 지난해 31.1% 수준이던 2030 매입 비중이 올해 41.3%로 10.2% 포인트 증가했고 구로구는 작년(41.2%) 대비 상승폭이 5.5% 포인트로 도봉구의 절반 정도였지만 2030 매입 비중은 46.7%로 상승폭이 컸다.

이들 지역에서 2030 세대 매입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것은 담보 대출이 가능한 시세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영끌' 수요가 쏠렸다는 분석이다. 당장 입주가 어렵다 보니 전세를 끼고 추가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한 젊은층도 있었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아파트 매매, 전셋값이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최근 동반 하락할 전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지난주 은평구의 아파트값은 -0.03%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평구도 2030 매입 비중이 지난해 32.5%에서 올해 38.1%로 6.6%p가량 높아진 곳이다.

관악구와 금천구는 아파트값이 지난주 보합 전환되면서 하락을 눈앞에 뒀고, 강북(0.02%)·도봉(0.03%)·노원(0.05%) 등도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보합 내지 하락 전환이 코앞이다.

애초 대출이 안 되는 강남(0.09%)이나 서초(0.12%), 송파구(0.07%) 등 강남 3구보다 이들 지역이 대출 규제의 타격을 먼저 받은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셋값도 하락할 조짐이다. 지난주 부동산원 조사 기준 성북구의 전셋값은 0.02% 떨어졌고, 금천구와 관악구는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을 유지했다.

경기도도 최근 2030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의 집값이 먼저 떨어지고 있다. 광명시는 올해 2030 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53.3%로, 서울, 경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데,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이 0.02%로 축소됐다. 한달전까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이 크게 꺾인 것이다.

안양 동안구(2030 매입 비중 51.2%)도 2주전(-0.03%, KB부동산 기준)부터 아파트값이 내려 지난주(-0.04%)까지 2주 연속 하락했다. 전셋값은 지난주 0.29% 떨어지며 최근 하락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화성시(2030 매입 비중 45.5%)도 지난주(-0.02%)까지 2주 연속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이르렀고, 이를 기준으로 모든 지역에서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대출과 기준금리 1%로 인해 집값이 급격히 꺾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던 것은 임대차3법과 금리가 급격히 떨어졌던 게 원인이었고,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내년 공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집값은 비교적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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