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껑충 뛰어 올랐다. 그동안 3%대에 갇혀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지지율이 7%대를 돌파한 것이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이 가족리스크로 고전하고 있는 사이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정치권의 눈은 다시 안철수에게로 향하고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안 후보에게 연대를 제안했고, 국민의힘도 '안철수계' 인사를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경쟁을 벌이고 있어, 안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다시 캐스팅 보트로서의 역할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24~25일까지 이틀간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2.7%P 하락한 37.6%를, 윤석열 후보는 1.6%P 하락한 35.5%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4.6%)보다 2.7%포인트 상승한 7.3%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같은날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전주(3.9%)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5.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1.8%포인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껑충 뛰어 올랐다. 그동안 3%대에 갇혀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안 후보 지지율이 7%대를 돌파한 것이다. 사진은 28일 오후 경기 광주 경안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는 모습./사진=국민의당 제공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23~24일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다자) 결과에서도 안 후보 지지율은 지난 조사(7.4%)보다 1%포인트 오른 8.4%를 기록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가족리스크로 연일 고개를 숙이면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반면, 안 후보는 비교적 안정적인 대선 후보의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잇따른 실언과 가족리스크에 실망한 청년층 표심이 안 후보에게로 넘어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야권 관계자는 "이전에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2030 청년층이 대거 안철수 지지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런 현상은 가속될 것이고, 이런 추세라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향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안철수 후보가) 같이 연합해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다면 의미가 더 있을 것"이라며 안철수-이재명 '연합'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송 대표가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자, 국민의힘도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안철수계'로 불리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군불을 때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8·19대 대통령선거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멘토로 활동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안 후보 캠프 정치혁신 포럼에 함께했고 2017년에는 안 후보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 교수가 향후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안 후보는 자신을 향한 '단일화 제안'에 "저는 어느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 제 길을 갈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처럼 여야 관심을 한몸에 받는 안 후보의 몸값이 지지율만큼이나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안 후보가 초박빙 선거가 될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28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양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으로 갈수록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안철수 후보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 주 나온 지지율이 이어진다면 안 후보가 캐스팅 보트 역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안 후보가 만약 두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찍게 된다면 차기 대선 결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여야 지도부나 여야 후보 모두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를 위해 계속 접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