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리뷰] '앵그리맘' 그래요, 다 무찔러줘요 '벌구포 사시미' 아란엄마...

2015-03-19 20:54 | 김연주 기자 | office@mediapen.com

엄마는 세상에 분노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돕지 않았다. 돕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게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그래서 엄마는 스스로 세상에 뛰어들었다. 앵그리한 채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이 베일을 벗었다. 방송 전까지 고등학생 딸을 가진 엄마로 변신한 김희선에 무게감이 쏠렸지만, 방송이 시작된 동시에 ‘김희선’은 지워졌다. 그냥 ‘엄마’만 남았다. 김희선이 실밥처럼 붙이고 다녔던 ‘연기력 논란’을 20여년 만에 툭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 MBC '앵그리맘' 캡처

‘앵그리맘’은 초반부터 신나게 달렸다. 인물관계를 설명하기 전에 ‘엄마’의 존재를 강조해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충실히 전했다.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아침밥은 꼭꼭 챙겨주는 엄마. 비가 오면 언제나 우산을 들고 나타나는 엄마. 내가 상처주는 말을 해도 언제나 내편인 엄마. 그런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사춘기 소녀의 마음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김희선의 연기변신이 놀라웠다. ‘참 좋은 시절’에서 억척같이 살아가는 여성을 연기하며 초반부터 연기력, 사투리가 지적받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특유의 경쾌한 매력으로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슬픈 비밀을 가린 엄마의 모습은 스타 김희선이 어느덧 믿음직스런 배우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이야기는 조강자(김희선)의 딸 오아란(김유정)이 학교폭력에 휩싸이면서 급하게 방향을 틀었다. 보복이 무서워 학교에도 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란을 보며 강자는 어떻게든 가해자를 처벌하고 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믿었던 박진호 판사 앞에 학교폭력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가 절규하고, 아란이 집 앞에서 같은반 친구에게 습격당하면서 누군가의 도움과 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엄마는 스스로 나서기로 했다. 이래봬도 왕년에 껌 좀 씹던 언니였던 만큼 나이트클럽에서 간단하게(?) 몸도 풀었다. 이제는 교복으로 갈아입고 교문에 들어설 차례. 인물관계에 따르면 강자는 좀 논다 싶은 애들을 단숨에 휘어잡고 학교를 접수한다고.

   
▲ MBC '앵그리맘' 캡처

그러다보니 ‘남은 15부를 어떻게 채우나’ 하는 걱정도 든다. 엄마가 학교를 평정하고 딸과 함께 졸업장을 받는 긍정적인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조강자의 앞날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같다.

호구선생 박노아(지현우)와 아이들을 평정해야 하고, 학교폭력을 당한 아란을 보호하고 이경(윤예주)에게 일어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야 한다.(진이경은 향후 이야기전개의 핵심이 된다) 이 싸움은 중반이 넘어가면서 조강자와 교육감의 사생아인 도정우(김태훈), 명성재단 사람들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조강자의 남편 오진상(임형준)이 재단 산하의 명성건설 상무로 재직중인 만큼 정말 만만치 않은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첫 방송부터 ‘학교에 대한 공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앵그리맘’의 대활약은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당돌한 매력에 이제는 ‘엄마’라는 감성까지 등에 업은 김희선이 학교폭력과 재단비리를 박살내고 ‘화난 엄마’가 얼마나 무서운지 확실하게 보여줄 시간이 어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앵그리맘’ 출발이 좋다.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