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내년도 제 20대 대통령선거일(2022년 3월 9일)까지는 단 69일 남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맞서 정권 탈환의 기치를 올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과연 정권교체론의 대망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은 여전하다. 정권 유지나 재창출이 아닌,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50% 초반대에서 40% 후반대로 지속되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여론을 등에 업지 못하는 윤석열 후보다.
최근 오차범위 밖으로 지지율이 역전되는 조사가 속속 늘어나는 가운데 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룰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중도·부동층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지 주목된다.
30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녹록치 않다. 전반적으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고 있던 윤 후보가 데드 크로스를 보이면서 이 후보가 역으로 추월한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월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공정회복에 관한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37.4%, 윤 후보는 29.3%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하면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인 8.1%p 격차가 났다.
특히 이 조사에서 주목할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도 추이와 부동층이다.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7.0%, 지지할 후보가 없다 13.2%에 모름·무응답 6.0%로 부동층은 19.2%에 달해 향후 대선 승패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이 조사에서 내년 대선에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41.9%로 집계되면서 중도·부동층의 비중이 양 후보 개별 지지율보다 더 높을 정도다. 사실상 정확한 표심을 관측할 수 없는 '가시거리 제로' 상황이다.
해당 조사에서 이번 20대 대선의 의미에 대해 묻자 응답자 49.2%는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했고,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9.8%였다.
이 후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론은 공고하다는 반증으로 분석된다.
또다른 조사도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이 서울신문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36.8%, 윤 후보는 30.8%로 집계됐다. 양 측의 지지율 격차는 6.0%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에 근접했다.
이 조사에서도 안철수 후보는 9.3%, 지지할 후보가 없다 10.3%에 모름·무응답 10.1%로 부동층은 20.4%에 달했다.
또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는 52.3%로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37.6%) 보다 14.7%p 많았다. 오차범위 밖으로 큰 격차가 날 정도로 아직 정권교체론이 대세인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여론조사 결과 현황' 게시판을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0일 본보 취재에 "대선 후보 선출의 컨벤션 효과가 상대방의 네거티브정쟁으로 깎이면서 현재 완전히 동률이 된 것으로 본다"며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 내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후보 발목잡기도 그렇고 당내 총질에 윤리적 문제까지 불거진 이준석 당대표를 빨리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제 와서 최대의 관건은 핵심 지지층을 붙들면서 떠나간 중도 부동층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차피 어떤 일이 일어나든 자기네 후보를 택할 핵심 지지층 비교에서 민주당이 우리보다 5~7% 정도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선명성 경쟁으로는 이길 수 없다. 무조건 중도 공략에서 앞서서 정권교체 여론을 최대한 많이 받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는 지난 2017년 홍준표 후보가 패했던 트랙을 그대로 밟게 된다"며 "더 이상 안 후보 쪽으로 중도표심이 몇 %로라도 기우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지금이 대선 승리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향후 두달간 윤 후보의 고심은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도와 정권교체 여론은 굳건하지만, 자신을 직접 지지하는 유권자들 마음은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남은 69일간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상대는 막강하지만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