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대웅제약에서 개발한 위산분비억제제(P-CAB)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이 34호 신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HK이노엔이 독주 중인 위장약 시장에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HK이노엔의 위산분비억제제(P-CAB) '케이캡'./사진=HK이노엔 제공
31일 업계에 따르면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는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이 제제는 라니티딘·니자티딘을 원료로 사용한 위장약이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위장약 시장 주력 제제로 급부상했다.
해당 제제는 투약 후 24시간 이내 약효가 발현되고 식사와 상관 없이 복약할 수 있는 등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 신약이라는 점에서 시장 판도를 빠르게 재편했다.
국내 P-CAB 제제 중 대표적인 제품은 HK이노엔의 케이캡이다. 케이캡정은 현재 국내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및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 총 4개 적응증(사용범위)을 갖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원외처방실적은 984억원이며, 연간 1000억원 돌파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9년 3월 출시 이후 약 3년만에 이룬 성과다.
케이캡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대웅제약이다. 이 회사는 전날 식약처로부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펙수클루정의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펙수클루정은 국내 허가를 받기 전에 미국과 중국, 중동, 중남미 등에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제제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빠른 시일 내 펙수클루정을 정식 출시해서 국내 제1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성장시킨다는 게 목표다.
통상적으로 같은 계열 제제에서 후발주자라면 시장 점유율 확보가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대웅제약이라면 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으로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펙수클루정의 시판 후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약 대비 우월성을 입증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HK이노엔은 적응증 확대 연구, 차별화 임상, 다양한 제형 개발 등을 통해 케이캡의 시장 지위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 요법(3상),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요법(3상) 등의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케이캡의 적응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