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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취약 신흥국 위기' 뇌관 되나?...물가 급등, 통화가치 급락

2022-01-04 12:25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터키가 물가 급등, 통화가치 급락에 신음하고 있다.

자칫 '취약 신흥국 위기'의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내·외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터키의 공식 통계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탯은 3일(현지시간), 지난달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6.0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물가상승률은 지난 2002년 9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MBN 뉴스 캡처



특히 서민들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비는 연간 43.8% 치솟았으며, 교통비는 무려 53.66%나 '폭등'했다.

터키는 만성적인 고물가지만, 최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 통화량이 증가, 물가가 상승하고 자국 통화가치는 하락한다.

실제 터키 리라화 가치는 전달 한때 미화 1 달러 당 18.36리라까지 '폭락'했다가, 현재는 달러 당 13.5리라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1 달러에 7.4리라 선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45% 가량 급락한 것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작년 9월부터 4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 연 19%이던 기준금리는 지금은 연 14%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금리를 계속 낮추는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인하 압박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고, 이를 거부하는 중앙은행 총재들을 이미 여러 차례 경질한 바 있다.

터키는 전 세계에서 금융안정성이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외채 상환능력(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규모) 등에서 가장 리스크가 큰 나라로 평가된다.

터키에 이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가 취약국으로 분류되며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도 금융안정성이 불안한 나라여서, 자칫 터키를 시작으로 이들 취약국들에도 '도미노 위기'가 번지는 것 아니나는 우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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