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송파 더 플래티넘'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강남권에서의 신규 분양인 데다 전매제한, 실거주의무 등의 규제를 안 받기 때문에 실거주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몰리면서다.
그러나 당첨 후 대출 규제를 적용받고,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묻지마 청약’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파 더 플래티넘은 송파구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단지로 3호선·5호선 오금역과 5호선 개롱역 인근에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1층~지상 15층 299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16층 328가구로 탈바꿈한다. 일반 분양으로 나오는 물량은 전용면적 65㎡ 14가구, 72㎡ 15가구 등 총 29가구다.
◆평당 5200만원…29가구 분양 '규제 사각지대'
송파 더 플래티넘의 3.3㎡당 분양가는 5200만원으로 서초구 원베일리(5669만원)에 이어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다.
송파 더 플래티넘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수 있었던 것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30가구 이상 분양하는 공동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송파 더 플래티넘 단지는 리모델링으로 늘어나는 가구 수를 29가구에 맞추며 규제를 피했다.
송파 더 플래티넘은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 등이 없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이 세대주·세대원과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또 가점과 상관없이 온라인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강남3구 내 집 마련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오픈 전부터 하루에 100통이 넘게 전국에서 전화문의가 오는 등 수요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분양가는 다소 높지만 서울, 그것도 송파구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송파 더 플래티넘’ 공급금액 및 납부일정./사진=‘송파 더 플래티넘’ 입주자모집공고
타입별 분양가는 전용면적 65㎡가 13억4430만원~14억7260만원, 72㎡가 13억7500만원~14억946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 공사는 무상으로 제공되며 유일한 추가 선택 품목은 자녀방 시스템 에어컨 250만원이다.
최근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 메리트가 낮다는 의견도 있다.
송파 더 플래티넘 인근에서 비교할만한 아파트는 삼성래미안파크팰리스와 송파레미니스 등이다. 삼성래미안파크팰리스는 지난해 8월 114㎡(17층)가 20억3000만원, 84㎡(10층)가 1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59㎡(11층)는 지난해 3월 1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레미니스는 지난해 5월 84㎡ 5층과 13층이 각각 13억8800만원, 14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평형과 위치가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이 적다는 지적이다.
한 송파구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송파구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 같다"며 "그동안 청약시장이 인기를 끈 것은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 덕이었는데 송파 더 플래티넘은 시세와 비교하면 분양가 메리트가 적어 보인다"고 밝혔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송파 더 플래티넘의 평면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분양 물량 가운데 72㎡는 일반적인 3베이 구조이지만, 65㎡는 길쭉한 구조로 채광·통풍 등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이다. 주방을 비롯해 일부 침실에 창이 없다는 것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조합은) 조합원 분양가 부담을 덜기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창문이 부족한 것도 조합에서 최종 결정한 리모델링 설계”라고 말했다.
◆묻지마 청약은 주의…청약·실거주 요건, 대출여부 따져봐야
투자수요가 몰리며 송파 더 플래티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묻지마 청약'은 주의가 필요하다.
송파 더 플래티넘은 당첨 이후 대출 관련 사항은 투기과열지구 규제사항을 적용받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자금 계획을 잘 짜야 한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온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송파 더 플래티넘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로 구성됐다. 초기 자금 부담이 적으며, 잔금은 입주 시점에서 해결하면 된다.
실거주하기 위해서는 잔금 대출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입주 시점에 시세가 15억원이 넘어가면 주택담보대출이 막힌다. 다만 실거주 의무가 없어 잔금은 전세 보증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프리미엄(피)을 받고 분양권을 팔 수도 있어 실거주 수요 외에도 투자수요도 높을 전망이다.
당첨되면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는 만큼 청약 요건, 비과세 실거주 요건 등도 주의해야 한다.
무주택자가 당첨되면 분양권을 판매하더라도 기존 무주택기간이 사라진다. 또 기존 1주택자가 송파 더 플래티넘 분양권을 팔면 다시 1주택이 된 시점에서 2년 실거주를 해야 비과세 요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파 더 플래티넘은 분양가가 높고 초역세권도 아닌 데다 주변 상권이 약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송파구에서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당첨된 후 취소해도 패널티가 없기 때문에 ‘선당후곰(먼저 당첨되고 고민해도 된다는 뜻)’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송파 더 플래티넘은 오는 11일 하루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을 받는다. 당첨자는 온라인 추첨을 통해 12일에 발표한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