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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아닌 '이대남'만 공략하는 윤석열...이대녀는?

2022-01-10 15:13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이대남(20대 남성)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3월 9일 치러질 대선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른 2030 청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젠더갈등'을 해결해야 할 대선 후보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를 올렸다. 이 글에는 2030 남성들로 추정되는 댓글이 5000개 넘게 달리면서 적극적인 호응을 불러오기도 했다. 

윤 후보의 정책 방향은 이준석 대표와 극적 화해를 이룬 후 급격하게 이대남을 향하고 있다. 윤 후보가 2030 젊은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지지부진한 청년층 지지율을 끌어올려 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관련 업무와 예산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와의 갈등 봉합 다음날인 이날 여가부 폐지를 공식 천명하면서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이대남(20대 남성)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여가부 페지에 이어 지난 9일에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글을 통해 또다시 이대남을 겨냥하고 나섰다. 윤 후보는 “최저임금 제도 취지에 비춰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책본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병사 봉급 체계를 조정하여 모두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되, 일정 부분 미세 조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가 연일 이대남 표심 잡기에 나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저조한 2030 지지율이 자리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은 여전히 고전 중임을 알 수 있다.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6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3042명을 대상으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가 물은 결과 4자 가상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 40.1%, 윤석열 후보 34.1%, 안철수 후보 11.1%, 심상정 후보 2.8%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2030세대에서 윤 후보에 비해 10%p 가량 앞섰고, 윤 후보는 70세 이상에서 약 20%p 가량 우위를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안 후보는 20대 남성에게서 50.2%의 지지율을 받아, 23.6%를 받은 윤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들도 윤 후보에게 24.5%의 지지를 보낸 반면, 안 후보에게는 49.4%의 지지를 보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p포인트)

오차범위를 고려하더라도 윤 후보의 청년 지지율은 안 후보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대선 59일을 남겨둔 현재까지도 청년들의 마음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급박해진 윤 후보가 2030남성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젠더갈등'을 해결해야 할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제대로 된 청년 정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청년 세대 간의 갈등만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이대남(20대 남성)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8일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주장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추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면 청년을 성별로 갈라치고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일마저 서슴지 않는 후보에게 지도자로서 자각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런 설명도 없는 일곱 자 짜리 공약은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본다"며 “(윤 후보가) 선거 운동을 너무 장난스럽게 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윤 후보는 10일 "저는 뭐 남성이니 여성이니 하는 것을 이렇게 분류하는 것 자체가 다 같은 국민으로서 그런 시각을 자꾸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그는 "청년 병사들에게 최저임금 보장한다는 건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그들 부모를 위해서도 자녀들에게 부모로서 도와줘야 하는 부담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안정되게 자녀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기에 꼭 20대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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