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11일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최대속도 마하 10 내외로 분석하는 등 지난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합참이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신속하고 구체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으로 이날 “비행거리 700㎞ 이상, 최대 고도 60㎞, 최대속도 마하10 내외이며, 북한이 지난 1월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합참은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북한이 시험발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또한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연초부터 연속적으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의도를 분석하고,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한반도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우려스러운 행동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평화를 만들어가려는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나올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2022.1.6./사진=뉴스1
북한은 연초부터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하면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확정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파란불’을 켜줬으며, 앞으로 북한이 유엔 안보리 논의까지 이중잣대라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 사실상 문제없다는 ‘초록불’을 켜줬다. 미국이 2월 베이징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시행하자 북한을 포용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당분간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올림픽과 3월 한국 대선 기간에도 발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은 이를 통해 (미사일 발사를) 일상적 행위로 치부하면서 이중기준 철회 논리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회의가 오늘 새벽 개최된 것을 두고 이중잣대라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이중기준 철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강변이다”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일반적으로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극초음속 미사일로 평가하니까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사일의 최대속도가 마하 10 내외라면 극초음속 미사일인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5개년 계획 일정표에 따른 것이지만 올 들어 두 번째 시험발사 일정이 앞당겨졌을 수 있다. 지난 7일 국방부가 북한 발사체를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북한 지도부가 격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올해 2월 김정일 생일 80주년, 4월 김일성 생일 110주년과 김정은 추대 10주년을 앞두고 북한은 연초부터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국방 부문에서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어보인다”며 “북한주민들을 ‘5개년 계획’의 목표 달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원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