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효성그룹이 주력 제품과 신사업 설비 증설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타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올해 58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효성티앤에스 실적 개선 및 효성티앤씨 등 상장4사를 통한 지분법이익 유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1000억원 가량 낮아진다는 것이다.
효성티앤씨 터키 스판덱스 공장. /사진=효성그룹
효성티앤씨의 경우 스판덱스 업황 강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2020년 2670억원에서 지난해 1조44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나, 올해는 1조원대 초반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부탄다이올(BDO)과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를 비롯한 주요 원재료값이 오르고 중간원료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마진이 축소되면서 스판덱스 스프레드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판덱스 수요 확대를 활용하기 위해 올 1분기 중국(취저우)·브라질 공장과 3분기 인도공장 생산력 확대로 '물량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중국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을 진행 중인 것도 악재로 꼽힌다. 다만, 중국 고객사향 삼불화질소(NF3) 판매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증설물량이 상업가동에 돌입하는 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는 슈퍼섬유 증설 등으로 영업이익을 4000억원대 후반에서 5000억원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중 탄소섬유는 수소경제·항공우주를 비롯한 분야 확대에 맞춰 올해부터 2024년까지 증설이 이어지는 품목으로, 지난해 30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2024년 10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정상가동을 개시한 아라미드 증설분(약 2500톤)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고, 2023년까지 추가로 늘어나는 1850톤도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력제품 타이어코드도 미쉐린 등이 진행할 북미 타이어 가격 인상 덕분에 판가가 높아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에서 인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을 통해 올해 1억달러(약 1187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장이 확대되는 중동·동남아 등도 공략하는 중으로, 상해 일렉트릭(SE)윈드와 해상풍력 발전용 터빈 생산을 위한 합작사(JV)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 /사진=효성그룹
효성화학은 올해 2800억원·내년 35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실적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판 강세에 따른 원가부담과 울산공장 화재 등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악재들을 뒤로 하고 액화석유가스(LPG)를 비롯한 원료값 하락과 베트남 공장 정상화로 탄력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13억달러를 들인 베트남 프로젝트가 실적 개선을 이끌 선봉으로 꼽힌다. 이는 △60만톤급 폴리프로필렌(PP) 설비 △탈수소화공정(PDH) △부두 △LPG 보관소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일관생산체제가 가동되면서 2000억원에 달하던 외부 프로필렌 구매 부담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는 설비로, 테레프탈산(TPA)과 NF3 및 폴리케톤 등도 증설 및 수급 개선으로 수익성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폴리케톤은 전기차 및 완성차업체향 침투율 증가, NF3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호조 등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PA는 폴리에스테르(PET) 및 파라자일렌(PX)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 법인을 통한 세제혜택도 실적 향상을 도울 요소로 꼽힌다. 법인세 면세 및 감면이 이뤄지고, 프로필렌 제조시 프로판 수입세 2%가 부과되지 않을 뿐더러 아세안 지역 내 관세혜택도 입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은 올 하반기 효성화학의 2000톤 증설을 포함해 지난해 6000톤 규모의 NF3 생산력을 올해 1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며 "중대형 모빌리티용 수소충전소 30곳 조성 등 독일 린데그룹과 추진 중인 액화수소 프로젝트도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 수소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