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나란히 부산·울산·경남(PK)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정 정당을 지지 하지 않는 '스윙보터'로 꼽히는 PK 지역의 움직이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PK 지역을 방문해 지역 맞춤형 공약들을 대거 쏟아내면서 표심 확보에 나섰다. 윤 후보 PK방문에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과 13일 부산 지역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키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 국립 3·15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1박 2일간의 PK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55년 동안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며 1만4200쌍을 결혼시킨 백낙삼·최필순 부부를 만난 데 이어 봉암공단 기업협의회 간담회와 경남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경남 선대위 행사에서 "경남은 국민의힘을 키워주신 어머니와 같은 곳"이라며 "어느 누구보다 저와 우리 당에 보내주신 애정과 기대가 남다른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울산시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사진=국민의힘
또,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원전 산업과 경남의 원전 생태계를 정상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한국 우주기술 연구와 개발계획 수립·집행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PK 방문 이틀째인 지난 15일에는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 대강당에서 지역 선대위 필승결의대회를 열고 “부산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며 “국난 때는 나라를 지킨 최후의 보루였고, 경제 성장기에는 대한민국 성장의 동력이었다”고 표심 구애 작전을 펼쳤다.
아울러 수도권처럼 부·울·경에도 광역급행철도(GTX)를 건설해 '30분 생활권 시대'를 열겠다면서 동남권 광역 경제권을 형성해 국가 균형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특히 지역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서는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키겠다"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15일에는 PK지역 행보의 마지막 일정으로 울산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7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울산의 '그린벨트 해제율'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며 울산 지역 발전을 위한 5가지 공약을 선보였다.
윤 후보가 연일 PK 민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어느 한쪽에게 좀처럼 마음을 내주지 않는 민심이 자리한다. 부울경은 원래 보수의 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으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경남도지사와 부산시장, 울산 시장까지 모두 민주당에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성추행 사건으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자리에서 내려왔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으면서 지사직을 상실한 상태다. 부산 시장 자리는 보궐선거에서 박형준 시장이 당선 되면서 다시 국민의힘이 가져왔다.
이처럼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PK 민심이 이번 대선 판세를 좌우할 '스윙보터'로 떠오르면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함께 보수 표심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후보의 ‘부울경’ 지지율은 37%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33%)와의 격차가 4%포인트에 불과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윤 후보와 이 후보 누구도 부울경 지역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윤 후보가 PK지역의 전통 보수 표심 결집에 나선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울경은 원래 보수의 세가 강한 곳이라 윤 후보가 부울경 맞춤 공약 등의 행보를 통해 정치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PK 민심의 방향을 확실히 돌려 놓기 위한 행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