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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유럽서 떨친 현대차 '현지전략형' 초소형SUV 저력

2022-01-17 13:06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유럽에서 출시한 초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이온이 현지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 현지 매체들은 이 차에 동급 최고 평가를 내렸다. 국내 출시가 예정된 폭스바겐 타이고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 차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 유럽 현지 특화모델이다. 현대차는 이같이 현지 특화모델을 통해 이미지변화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유럽 현지전략모델 베이온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 아우토자이퉁이 각각 실시한 비교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하며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초소형 코로스오버카 분야에서 이변을 일으켰다.

현대자동차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 베이온. /사진=현대차


베이온이 최고 평가를 받은 게 이변인 것은 이 시장의 맹주들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타이고와 닛산 쥬크, 오펠 크로스랜드가 유럽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차지하는 차종들이다.

이들은 모두 유럽을 안방으로 두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의 타이고는 물론, 닛산 쥬크도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는 프랑스 르노를 통해 팔린다. 크로스랜드를 만드는 오펠도 프랑스 PSA에 흡수된 상태다. 

현대차 베이온이 이들을 제치고 최고 평가를 받은 것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것과 다름없다.

베이온은 유럽 시장에서 B세그먼트에 해당된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세그먼트는 매우 인기가 높다. B세그먼트 내에서도 초소형 크로스오버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인 카세일즈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럽 크로스오버카 시장은 전년 대비 40% 성장한 117만대 규모를 형성했다.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하는 비중은 18.1%에 달했다.

전통적인 볼륨 시장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현지 브랜드들의 저력도 상당하다. 신규 진입 업체가 진입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6월 출시된 베이온이 터줏대감들을 제치고 최고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는 현대차가 보여온 현지전략형 모델의 큰 성과다. 권역별로 다른 모델을 생산·출시하고 있는 현대차의 현지 전략형 모델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미국에서는 픽업트럭 산타크루즈를 등판시켜 베스트 픽업모델에 이름을 올리고 새로운 볼륨모델로 급부상중이다. 인도에서는 크레타가 국민차로 불릴 만큼 막강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차종의 모델을 글로벌 전역에 판매하기보다 현지에서 입지를 굳히고 시장에서 이미지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전략형 모델의 성과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출시된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N브랜드에 5종류의 차종을 출시했지만 국내에서는 벨로서터N과 코나N, 아반떼N만 판매되고 있다. 이는 시장마다 선호하는 모델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주력모델을 통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향후 추가되는 새로운 모델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전략형 모델들. /사진=미디어펜 DB


과거 쌍트로가 인도시장에서 지금의 현대차 입지를 다지게 해 준 것처럼 다양한 라인업과 파생모델을 통해 각 시장별 맞춤모델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현대차그룹 산하의 기아도 같은 전략을 통해 과거의 가성비 브랜드에서 새로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기아의 현지전략형 모델은 유럽의 시드와 미국의 텔루라이드 등이 있다. 

자동차 판매가 단순히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에프터서비스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야 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 전 차종을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해당지역에 맞춘 전략형 모델을 통해 좀더 원활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한 전략이 현지전략형 모델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에 맞춘 상품성 뛰어난 제품을 통해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가는 것은 브랜드의 시장안착에 큰 역할을 한다"며 "이런 전략을 통해 대형 완성차 회사들도 지금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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