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한국의 대중문화가 국경을 넘어 세계로 퍼져나간지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한류의 바람은 아시아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북미 지역까지 퍼져나갔다.
이 가운데 한류의 북미 확산과 ‘코리아’ 브랜드를 견인시키고자 노력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투자사례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교재로 사용돼 주목된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 |
이 사례 연구집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엘리 오펙(Elie Ofek) 교수와 서울대 경영대 김상훈 교수가 공동 집필했으며 제목은 ‘CJ E&M: 미국에서 한류 확산하기(CJ E&M: Creating K-Culture in the U.S.)’이다.
2013년 초로 거슬러 올라가 KCON의 탄생 과정과 이재현 회장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상세히 담고 있다.
사례집은 첫 문장으로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월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며, 매일 1~2곡씩 한국 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라는 이재현 회장의 비젼을 소개했다.
또 “문화산업은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며 한국은 아시아를 넘어 향후 글로벌 문화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이 회장의 신념을 전하고 “이것이 적자를 내면서 지금까지 CJ가 문화 콘텐츠 사업에 지속 투자해 온 이유”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이 회장이 드림웍스 투자를 계기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에 뛰어든 과정과 1998년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를 설립한 이후 6년 만에 한국 영화시장이 3배 성장하고 25%에 머물던 한국 영화 점유율이 60%로 상승한 결과도 소개했다.
이 회장의 투자 결정 후 KCON팀은 첫 행사의 슬로건을 ‘한류의 모든 것(All Things Hallyu)’으로 정하고 디지털마케팅에 집중, ‘Hallyu(한류)’라는 단어를 아는 미국 10대 열혈팬들을 핵심 타깃으로 공략함으로써 예상의 2배 가까운 티켓 판매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내수 중심 전략으로 글로벌화에 실패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달리, CJ E&M은 현지화된 콘텐츠 제작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버드 경영 사례 연구집에 한국 기업 중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체가 다뤄진 적은 있지만, 소프트파워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 기업 케이스가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한편 지난 19일 오전(미국 시간) 세계 각국의 창업주 및 최고경영자(CEO) 300여명이 참석한 최고경영자(EMBA)과정에서 교재로 다뤄지면서 첫 공개됐다.
이날 강의에서 오펙 교수는 첫 KCON행사가 적자로 끝난 상황에서 투자액을 2배로 늘려 ‘KCON 2013’을 확대 개최할 것인지 의사결정의 기로에 놓인 이재현 회장의 고민을 토론 과제로 던졌다.
수업 참석자들은 OPM(Owner/President Management)과정에 등록한 수강생들로 세계 각국의 중견기업 창업주 및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이들은 이재현 회장 입장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KCON’에 장기 투자할 것인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강의에 패널로 참석한 장용석 CJ그룹 부사장은 “수업 참가자들은 민간기업이 한류현상의 북미 확산을 위해 투자에 나서는 점을 흥미롭게 여겼다”며 “참석자들 상당수가 창업주여서인지, 리스크를 지면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글로벌 투자를 감행한 이재현 회장의 기업가 정신에 한 표를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