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글로벌 시장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완성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세제혜택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올해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다.
특히 기존 하이브리드차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형과 준중형 SUV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춘 소형 하이브리드 SUV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아 니로가 사전계약 첫날 1만6300대를 기록했다. /사진=기아 제공
19일 기아는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대수가 1일 만에 1만63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쏘렌토에 이어 기아 SUV로는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동일한 차급에서 최고 수치다. 국내 및 기아 SUV 최고 기록은 전용 전기차 제외하고, 4세대 쏘렌토 1만8941대였다.
니로는 2016년 출시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총 67만5798대(국내 13만1157대, 해외 54만4641대)가 판매되며 친환경 SUV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기아는 이번 니로의 인기 비결을 국내 SUV 중 최고 복합연료소비효율, 다양한 친환경 소재와 기술, 실용적인 공간 활용성,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사양 등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르노삼성 XM3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두 모델 모두 소형 SUV 차급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차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구매 가격이 저렴함은 물론, 하이브리드차의 최대 미덕인 연비 측면에서도 덩치가 큰 준중형 및 중형 SUV보다 강점이 있다.
신형 니로의 경우 2016년 3월 기아의 첫 친환경 전용 모델로 출시된 이래 오랜 기간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해 온 스테디셀링 모델이다.
이번에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되며 디자인은 물론, 차체 크기와 성능, 첨단 편의사양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디자인은 이미 지난해 11월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소 밋밋한 모습이었던 1세대 모델과 달리 유니크함을 갖춘 2세대 니로의 외양은 디자인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연비는 복합 20.8km/ℓ에 달한다. 국내 판매되는 SUV 중 단연 최고다. 최고출력 105마력(ps), 최대 토크 14.7kgf‧m의 스마트스트림 G1.6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 출력 32kW, 최대 토크 170N‧m의 전기모터, 2세대 6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으로 동력성능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차체 크기도 1세대 모델보다 키웠다. 전장은 4420mm로 기존 대비 65mm 길어졌고, 전폭과 축거도 각각 20mm 늘어난 1825mm, 2720mm로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전고는 1545mm로 10mm 높아졌다.
여기에 지능형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각종 첨단 편의기능도 부족함 없이 갖췄다.
가격은 2660만~3306만원으로 1세대 모델 대비 트림별로 200만원가량 비싸졌지만, 커진 차체와 개선된 연비, 편의사양 추가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수준의 인상이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과 철강 등 원자재가 인상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의 등장이 기대되는 르노삼성 XM3. /사진=르노삼성 제공
XM3 하이브리드는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차종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빨라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반이 되는 차체인 XM3의 디자인적 선호도가 높은 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경우 XM3 전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르노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XM3는 국산 유일의 쿠페형 SUV로 차체 크기 대비 낮은 전고와 높은 최저지상고로 날렵하면서도 공격적인 자세를 갖추고 있다. 소형 SUV 중 가장 긴 4570mm의 전장으로 차박 등 레저활동에서의 쓰임새도 좋다.
현재 1.6 가솔린 모델과 1.3 가솔린 터보 모델로 운영되고 있는데, 연비는 둘 다 13km/ℓ대다. 이보다 월등한 연비를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의 등장은 상당한 소비자 유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XM3의 해외 수출모델인 르노 뉴 아르카나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일 만큼 인기가 좋다.
수출형 XM3 하이브리드는 4기통 1.6ℓ 가솔린 엔진과 3개 전기모터, 1.2㎾h의 리튬이온배터리 조합으로 최고 출력 145마력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유럽 기준 공인 연비는 24.4㎞/ℓ에 달한다.
유럽보다 연비 기준이 까다로운 국내에서 인증을 받을 경우 이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20km/ℓ내외의 연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구매로 '탈탄소' 물결에 동참하고 싶어도 충전인프라 부족 등으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차는 여전히 훌륭한 대안이다. 특히 LCA(전주기적평가) 관점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전기차보다 적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전기차 충전요금이 계속 인상되는 상황에서 고연비로 전기차 못지않은 유지비 절감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도 하이브리드차의 가치를 높여준다.
특히 20km/ℓ 내외의 연비를 제공하는 니로와 XM3 하이브리드는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혜택이 제공되는 마지막 해라는 점도 이들 차종의 판매 호조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올 연말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시 개별소비세 최대 100만원 및 교육세‧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세제혜택 최대 143만원, 취득세 40만원 한도 내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당초 지난해 말 일몰 예정이었던 세제혜택을 올해까지 한 해 더 연장한 것으로, 사실상 올해가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자동차 시장의 환경규제가 LCA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재부상하고 있다"며 "이런 시장상황에 인기차급인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소형SUV가 등장하며 시장에서 높은 긴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