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표방하며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개막 한 달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은행과 카드사들이 금융 소비자들과의 가까운 거리감을 무기로 사업을 선점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 역시 차별화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활로를 찾지는 못한 모습이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마이데이터 사업이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기업간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경쟁 구도로 진입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전쟁에는 비단 금융사들만 참전한 것이 아니라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함께 뛰어든 양상이기 때문에 금융사들 역시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역시 은행권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으로 거리가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는 은행권은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마이데이터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마이데이터에서 만날 수 있는 '목표챌린지' 서비스, 신한은행 '머니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인사이트' 등이 호평을 받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고객들의 유형을 젊은 감각의 키워드로 분류한 뒤 그에 따라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추천하는 ‘라이프 스타일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카드사들 역시 어플을 이용한 고객 잡기에 나섰는데, 신한카드의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에는 이미 183만명의 회원이 모였다. KB국민카드의 '리브메이트'와 BC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덧붙여 KB증권이 오는 29일, 현대차증권이 내달 중 각각 서비스를 시작한다.
증권사들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개인 투자자 회원이 많은 키움증권이다. 현재까지 약 3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으며, 고객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탑재된 'MY자산' 메뉴를 통해 스스로의 투자 성적을 점검해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모이다(moida)’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추천 종목을 제안하고 있다. 특정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관련 기업의 투자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다양한 회사들이 서비스에 나섰지만 여전히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어느 서비스를 이용해도 비슷비슷한 단계”라고 지적하면서 “각 회사들이 자기만의 캐릭터를 살린 서비스를 내놓고 나서부터가 진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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