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종로 등 지역구 재보궐선거 무(無)공천을 비롯해 전면적인 인적 쇄신안을 내놓았다.
최근 이어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이재명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드러난 점에 대한 당 차원의 쇄신 조치인 것으로 읽힌다.
전날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 의원들인 '7인회'(민주당 김영진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성호·김병욱·문진석·임종성·이규민·김남국 의원) 또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5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 동일 지역 3선 이상 금지,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 처리를 골자로 하는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당대표)이 1월 24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선대위회의에 참석하여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제공
송영길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경기 안성·충북 청주 상당구 3곳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은 국민께서 요구하고 계신, 자기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정치의 본령,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그는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며 "국민의 상식과 원칙에 따르는 것이 공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뜻을 받아 책임정치라는 정도를 지키겠다"며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 곳의 지역에 출마를 위해 준비해오신 분들께는 미안하다"며 "시간이 더 걸릴 뿐 지금까지의 노력과 당을 위한 헌신이 반드시 여러분 정치 인생의 자양분으로 돌아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586 세대가 기득권되었다는 당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과 관련해 송 대표는 이날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고인 물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는 정치, 그래서 늘 혁신하고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정치문화가 자리 잡도록 굳건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잘못 있다고 판단이 내려졌고, 자문위가 제명을 결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30 젊은 유권자들을 향해 "2030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만으로도 청년 당사자들은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체 광역·기초 의원의 30% 이상 청년이 공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를 넘어 검찰 동우회, 운동권 동우회 기득권을 타파하는 새로운 정치 시대로, 앞으로 제대로 이재명과 함께 나아가겠다"며 "정권교체를 넘어 스스로 기득권을 타파해 정치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내놓을 수 있는 인적 쇄신안의 최대치를 보인 것"이라며 "대선과 함께 열리는 3곳 재보궐선거 지역구를 모두 공천 포기하겠다는 결단까지 국민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당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 또한 민주당내 기존 기득권인 586 중진을 청산하자는 의미가 내재된 것"이라며 "선거에 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정치 규체를 위해 민주당이 최선을 다한 진정성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