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여야 대선주자들과 정치권의 선거용 ‘퍼주기’ 포퓰리즘이 마치 ‘폭주기관차’ 같이,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고 있다.
양측 모두 나라살림 형편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에는 아랑 곳 없고,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는 실정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모두 병사 월급 200만원을 공약했다. 대선 승패를 가를 ‘이대남(20대 남자)’들의 환심을 ‘돈으로 사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선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두 사람의 공약이 모두 대선을 위한 포퓰리즘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우려들이 크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두 후보./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사병들에게 200만원씩 주면 하사관과 장교들에게는 대체 얼마씩 줘야 하느냐며,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 후보는 ‘탈모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소확행’ 공약을 내놓아 화제가 됐는데, 그렇다면 살 빼기나 성형수술도 나랏돈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는 또 ‘청년기본소득’ 연간 100만원을, 국민의힘 윤 후보는 연말정산 기본공제를 20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각각 약속했다.
대다수 유권자들에게 무작위로 현금을 뿌리겠다는 얘기다.
여야의 이런 포퓰리즘 행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놓고,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오는 2월 7일부터 심사에 들어갈 예정인 양당은 정부가 편성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대폭 증액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추경 규모로 25조∼30조원을 제시한 바 있으며, 과거 추경에서 배제됐던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220만 자영업자를 지원 대상으로 추가하자는 입장이다.
당초 정부의 추경 편성을 ‘매표행위’라며 비난하던 국민의힘은 ‘한 술’ 더 떠, 45조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방역지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기획재정부에 최근 전달했는데, 손실보상률을 현재 80%에서 100%로 올리고 손실보상 하한액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증액하자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나라살림이 어떻게 될 지는 아예 정치권의 관심 밖이라고 비판한다.
정부의 추경안 기준으로도, 올해 재정적자는 70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재정당국이 여야의 압박을 버텨내느냐가 나라살림의 관건이 됐다. 기획재정부 청사/사진=기재부 제공
올해 본예산만 따져도, 통합재정수지가 4년 연속 두 자릿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10조 이상의 재정적자가 날 전망인데, 이는 통계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적자는 3년으로 끝났었다.
이 폭주기관차를 멈출 수 있는 것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뿐이다.
현행 헌법에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시키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정부가 정치권의 압박을 끝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홍 부총리는 국회가 정부의 추경안 규모를 존중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정전문가들은 그를 비롯한 관료들에게 우리 미래 세대의 명운이 달려있다며, ‘직’을 걸고 나라곳간을 지켜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