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노동현안을 두고 연일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동이사제와 교직원·공무원노조 타임오프제 등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한 풀 꺾인 안 후보가 고향인 부산·경남(PK) 방문과 함께 보수 표심층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노총 혁파 시리즈 세부 정책 1'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공공기간에 대한 노동이사제에 대해 "노동자 전체가 아닌 기득권 노동계 표만을 노린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노동 포퓰리즘 공동작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노동이사제가)사회적 공론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졸속으로 처리됐다"면서 "당선되면 노동이사제 실시를 전면 보류하고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고의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민노총에 의한 불법파업과 경영방해 행위가 심각한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으로 확산될 경우, 기업은 민주노총에 지배당하며 우리 경제에 치명적 손실을 끼치고 말 것"이라면서 "청년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기득권 구조는 더욱 공고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23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상남로 290 경상남도의회 건물 앞에서 경상남도의회 무소속 도의원 입당 및 지지선을 했다./사진=국민의당
안 후보는 지난 24일에도 '민노총 혁피 시리즈 세부 정책 2'라는 글에서 “공무원, 교원 노조의 타임오프제 법제화에 반대한다”면서 “민노총 등 기득권 노조와 결탁한 노동 포퓰리즘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교원 노조의 타임오프제(Time-off)는 공무원과 교원 노조 전임자가 노사 교섭 등을 하는 것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해 상임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타임오프제’에 찬성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서는 "타임오프제에 대한 두 당 후보들의 태도는 노동자 전체가 아닌 기득권 노동계의 눈치를 본, 노동이사제에 이은 또 하나의 노동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가 두 양당 대선 후보의 친노동 행보를 노동계 표를 의식한 ‘노동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면서 노동정책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향 부산·경남·울산(PK) 방문에 맞춰 최근 들어 주춤해진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상승세를 달리던 안 후보 지지율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16∼21일 전국 성인 304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10%로, 지난주 조사보다 2.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20%), 무선 자동응답(75%), 유선 자동응답(5%)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8.7%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가 노동이사제에 찬성을 하니까 본인이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이와는 다른 노동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어차피 이재명 윤석열 후보와 차별화를 둬야 본인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으니 그들과는 다른 내용의 공약들을 얘기하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지난 2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PK)을 방문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성공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보수 표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PK 출신의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압도적 정권교체를 원하시는 야권 지지자들의 열망을 받들 수 있는 야권 후보는 저 안철수다.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된다"며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가 확실한 정권교체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안 후보가 이른바 기득권 노조로 불리는 '민주노총'과 대립각을 세우는 동시에 노동 현안에 대해서도 양강 후보들과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보수층 표심 나서고 있다. 안 후보 지지율이 다시 반등 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