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쌍용차 새 주인인 에디슨모터스의 공동관리인 선임 요구를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 내부에서는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에디슨모터스 측의 제3자 관리인 선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2009년 옥쇄파업 이후 오랜 기간 장외투쟁을 벌여온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는 별개의 기업노조로, 현재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가입해 있는 대표노조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임금삭감, 복지축소, 순환 무급휴직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온 대표노조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조의 의견서 제출은 에디슨모터스가 지난 10일 쌍용차 출신 이승철 부사장을 영입하고, 이 부사장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24일 재차 요청한 데 대응키 위한 것이다.
노조는 의견서를 통해 에디슨모터스 측이 주장하는 관리인 추가 선임 요구의 근거가 사실과 다르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인과의 협의 없이 BYD와 계약 및 MOU를 체결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노조는 "BYD와의 기술지원 및 전기차 관련 기술협의는 법정관리 이전부터 추진돼 왔다"면서 "지난해 3월 1일 배터리 및 시스템 개발을 위한 MOU 체결이 이뤄졌고, 지난해 12월 21일 배터리 개발계획 및 배터리팩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MOU가 체결됐다"고 반박했다.
BYD와의 협력기술협력은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U-100을 위해 진행됐으며, 전기차 부문 핵심 사업으로 쌍용차의 미래경쟁력 확보와 생존에 직결된 문제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즉,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 확정 이전부터 상당부분 진척된 사안인 만큼 컨소시엄과 협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SNAM이 KD 조립공장을 착공하고 쌍용차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기로 한 계약 내용이 '불평등 계약'이라는 에디슨모터스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노조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수출시장 회복 차원에서 중요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쌍용차의 위기는 수출시장 붕괴에서 초래됐다"면서 "새로운 수출시장 거점을 확보하는 데 있어 SNAM과의 계약은 중동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내부적으로도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내놓은 쌍용차 발전방안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내 현장조직인 '참다운 목소리'는 지난 26일 선전물을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목적으로 제시한 전기차 30종 투입, 600만~1000만대 생산, 드론 개발, 전기요트 및 선박 개발 등은 신차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감안하면 쌍용차 전체 직원을 현혹시키는 실천 불가능한 장밋빛 대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가 본계약을 체결했음에도 현장 불신이 팽배한 것은 쌍용차를 인수해 함께 생존해 보겠다는 진실성이 녹아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인수자금 마련 방안, 경영비전, 고용보장 등 어느 것 하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쌍용차 내부는 물론 M&A 전문가들까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선언하면서 쌍용차 생존보다는 자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에디슨모터스가 사우디아라비아 SNAM 라이선스 계약 및 중국 BYD와의 양해각서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경영간섭'이라고 일축했다. 공동관리인 선임 요구에 대해서도 "매각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에디슨모터스의 경영현황과, 매각 작업에 대한 제3의 기관을 통한 철저한 검증과 함께 매각의 전반적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제3의 기관을 통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발전전략 검증 요구는 지난해 11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