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최근 정치권과 학계에서 미래 '소득보장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30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이런 논의는 사회변화로 새롭게 등장한 사회적 위험에 기존 복지국가 제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긱 경제(gig ecinomy.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근로자와 단기 임시계약을 맺고 고용하는 경제형태)의 발달, 플랫폼 노동 등 불안정한 일자리 확대, '근로 빈곤' 증가 등의 문제에 사회보험을 중심을 한 기존 복지제도가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약 806만명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52.6%에 불과한데, 같은 기간 정규직은 93.6%였다.
이에 따라 새로운 소득보장제도 모델들이 제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에서 '기본소득제도' 논의가 시작된 것이 계기였다.
기본소득은 정부가 아무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한 금액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가구가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바우처나 현물이 아닌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다.
기본소득 관련 논의는 불안정 노동자와 근로빈곤층에 대한 소득보장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행정비용 감소와 수급자의 근로의욕 고취, 그리고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이라는 3가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부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실험이 이뤄졌을 뿐, 아직 국가 단위에서는 도입된 적이 없는, 실험적 정책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의 재분배 효과, 거시경제에 대한 효과, 행정비용, 근로의욕 고취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특히 막대한 소요 재원 조달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증세가 필요할 경우 국민 동의 여부가 선결 과제다.
이에 대해 최근 보수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대안으로 '음의 소득세' 개념을 활용한 '안심소득'이 새롭게 제시됐다.
음의 소득세는 보수 성향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에 의해 알려진 것으로, 소득수준이 기준점보다 낮은 가구에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높은 가구에는 세금을 걷는 제도다.
안심소득은 이 모델을 응용한 것으로,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는 이 안을 정책으로 만들어 효과를 측정하는 시범사업을 올해 진행할 예정이다.
안심소득 역시 아직 시범사업도 시행되기 전 단계로, 효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또 가구 단위로 지급되기 때문에 1인 가구일수록 유리하고, 별도의 행정비용이 소요되며, 소득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 가구에 대한 문제도 걸림돌이다.
기본소득과 마찬가지로, 안심소득 역시 재원조달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점도 있다.
윤성원 국회입법조사처 연구원은 "기본소득과 안심소득 논쟁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아직 근거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법과정에서 증거 기반 정책결정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정책 효과에 대해 비교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념이나 의견이 아닌 증거에 기반해 정책결정을 할 때,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