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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줄이고, 행원 떠나고"…은행권, 외형 다이어트 가속화

2022-02-03 11:4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가계대출 폭증에 힘입어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은행권이 외형 구조조정에 속도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디지털금융이 대세로 자리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대거 줄이는 한편,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한편으로 비대면환경에 취약한 금융 소외계층을 외면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내 은행 점포 폐쇄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275개에 달한다. 연도별로, 2016년 273개, 2017년 420개, 2018년 115개, 2019년 135개, 2020년 332개 등 매해 세 자릿수 증발했다. 지난해에는 10월까지 238개가 폐쇄됐다. 

지난해 가계대출 폭증에 힘입어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은행권이 외형 구조조정에 속도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275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4대 시중은행 희망퇴직자는 1817명으로 나타났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구조조정 점포는 임대가 자가를 압도했다. 지난해 10월까지 폐쇄된 점포 238개중 자가는 39개(16.4%)에 그친 반면, 임대가 199개(83.6%)에 달했다. 지난 5년을 기준으로 놓고 봐도 1275개 중 자가가 210개(16.5%)에 그쳤지만, 임대가 1065개(83.5%)로 압도적이었다. 모바일금융이 보편화되면서 현장을 찾는 고객이 꽤 줄어든 데다, 중복점포를 정리하기 위해 임대 점포부터 대거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304개(23.8%)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KB국민은행 225개(17.6%), 우리은행 165개(12.9%), 신한은행 136개(10.7%), 한국씨티은행 91개(7.1%) 순으로 집계됐다. 

시도별는 서울이 515개(40.4%)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경기도 245개(19.2%), 부산 98개(7.7%), 대구 74개(5.8%), 경남 54개(4.2%) 순이었다. 수도권에서만 전체 폐점 수의 59.6%를 점유한 셈이다. 

강 의원은 "은행이 가진 공공성은 배제한 채, 스마트폰과 자동현금인출기(ATM) 사용이 불편한 금융소외계층이나 노약자의 금융 서비스 권리를 무시한 처사이다”며 "금융 당국의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 시, 점포 감소에 대한 감점 부과 폭을 확대해 불이익을 부여하도록 강화시켜 금융 접근성을 확보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점포 폐쇄가 은행의 경영 자율성에 따른 것이지만, 은행이 적자를 보지 않는 만큼 효율성만을 생각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한편 점포 구조조정과 더불어 은행 직원들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곳에서만 희망퇴직 형태로 모두 1817명이 떠났다. KB국민은행이 67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478명, 우리은행 415명, 신한은행 250명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4개월 간 동향을 살펴보면, 시중은행 5곳과 외국계은행 2곳에서 총 5044명이 짐을 쌌다. SC제일은행이 지난해 10월 약 500명의 특별퇴직을 받았고, 한국씨티은행에서도 지난해 11월 직원의 약 66%인 2300명이 희망 퇴직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연말 427명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 연초부터 퇴직자가 쏟아진 배경에는 '역대급' 희망퇴직 조건이 한몫한다.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직급·근속연수에 따라 23~35개월치 급여 외에도 학자금으로 최대 2800만원, 재취업지원금으로 최대 3400만원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타 시중은행도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 소외계층의 상당수가 입출금 등 간단한 업무를 위해 은행을 찾고 있다. 이를 이유로 점포를 유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디지털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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