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혜경 씨와 관련된 ‘공무원 갑질’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배우자 리스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서 김혜경 씨로 옮겨 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김혜경 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국민의힘은 ‘비선실세’, ‘국고손실 범죄’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청년본부를 통해 ‘김혜경 황제 갑질 진상규명센터’를 설치해 부당한 갑질을 뿌리뽑겠다고 나선 상태다.
그동안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각 사건이나 '7시간 녹취록' 등으로 윤석열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왼쪽)에게 집중되던 대선 후보 배우자 리스크가 설 연휴 터져 나온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공무원 갑질 논란으로 관심의 축이 이동하는 모양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와 민주당 선대위 제공
배우자 리스크, 김건희에서 김혜경으로?
김혜경 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도청 공무원을 사적인 일에 동원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을 통해 입장문을 배포하고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경기도총 총무과 소속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비서실 소속 7급 별정직 공무원 A씨에게 김혜경 씨 자택으로 음식 심부름을 보내거나, 아들 병원 퇴원 수속, 대리 처방 등 사적인 일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김혜경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를 구입하는 등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나왔다.
이에 배 씨는 지난 2일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자발적인 ‘과잉 충성’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혜경 씨도 배 씨의 사과문이 발표된 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논란은 수사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을 공개했던 장영하 변호사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와 김혜경 씨, 배 씨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혜경 황제 갑질 진상규명센터’ 설치
국민의힘은 김혜경 씨를 겨냥해 김혜경 황제 갑질 진상규명센터를 설치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중앙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3일 오전 “명절기간동안 많은 국민들이 김혜경 씨의 권력 사유화 갑질 행태에 경악하고 분노했다”며 “선대본부장 지시를 받아 청년본부에서도 보좌역들과 함께 진상규명 센터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장 청년본부장은 “이제는 청년들이 나서서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성남카르텔 끊어낼 것”이라며 “사적 심부름 시키는 직작 내 갑질은 청년들의 고민이다. 아무리 악덕 상사라 하더라도 속옷 정리까지 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상규명센터에는 청년법조인과 노무 전문가, 직장생활 중이거나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청년보좌역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김혜경 씨의 논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나갔다.
앞서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공직자 배우자가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라며 ”비선실세는 바로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집안일을 공무원이 맡아서 해주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는 해명을 들으니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최지현 수석부대변인도 같은 날 구두 논평을 통해 “눈앞에 보고서도 7급 공무원의 존재를 모르는 척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배 사무관을 사적 비서로 유용하기 위해 채용한 것 자체가 국고손실 범죄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질타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