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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TV 토론, 예상된 공방 속 승자없는 '열전'

2022-02-03 23:04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일 오후 8시 열린 방송 3사 합동초청 2022 대선후보토론에서 4명의 후보들은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며 공방을 펼쳤다.

이날 4자 토론에서 후보들은 당초 예상된 공방 이슈를 벗어나지 않았다.

포문을 연 것은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중 인허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 모두 맹공을 가했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지난 국정감사에서 모두 검증됐고 언론까지 검증한 것"이라고 방어에 나섰지만, 틈만 나면 이어지는 의혹 제기에 국민의힘 측으로 화살을 거듭 돌렸다.

이날 토론을 채운 두 번째 이슈는 부동산 문제였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 모습. /사진=KBS 화면 촬영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시작부터 수세에 몰린 것은 이 후보였다.

안 후보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님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 맞으시죠"라고 묻자, 이 후보는 "후계자는 아니죠. 새로운 이재명 정부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점수를 몇 점 주겠느냐"고 거듭 답변을 요구했고, 이 후보는 "점수로 매기기 어렵다, 몇 차례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작심한 듯 윤 후보를 향해서도 "2030청년을 위해서 청약 가점 5점을 부여한다고 공약한 것으로 안다"며 "청약 점수 5점 더 주더라도 5점을 더 받아 청약에 안 될 사람이 당첨되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청약 가점 5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를 공격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공공주택에 관심이 많은 지 몰랐다, 성남시에 임대주택을 한 채도 짓지 않아서"라고 비꼬았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집값 폭등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건설업자 논리인데 사실과 다르다"며 "진단이 잘못되면 해법이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부동산 문제 해법에 대해 각 후보들은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공급 확대를 내세웠다. 윤 후보는 대출 규제 해제 등 대폭적인 대출 완화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주거안정을 강조했고, 심 후보는 집값 하향에 대한 정치권 합의를 지목했다.

이날 4자 토론에서 모든 후보들이 입을 모았던 것은 연금개혁 이슈였다.

주도권 토론에서 안 후보가 이를 꺼내 들면서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공적연금 일원화'를 주장했다.

안 후보가 이날 토론장에서 "4명이 (연금개혁에 대한)공동 선언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모든 후보들이 이에 호응하고 나섰다.

이날 토론에서 또 다른 관심을 모았던 것은 토론에서의 공통 질문이었다.

취임 후 만날 외국 정상의 우선순위를 묻자 심 후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목하면서 "공멸로 가는 오판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이 질문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가 가장 중요하다"며 "미리 정해놓고 미국 먼저냐 중국 먼저냐 할 필요 없다, 가장 유용한 가장 효율적인 상대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우선 미국 대통령, 일본 수상, 중국 시진핑 주석, 김정은 위원장 순서"라며 "민주당이 집권하는 동안 친중 친북 굴종외교를 해서 한미 한일 관계가 너무 많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한미동맹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미국과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게 첫 번째, 그 다음은 중국, 그 다음 북한, 그 다음 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공동취재사진


이날 토론의 대체적인 흐름은 모든 후보들이 각기 상대를 정해놓고 공격하는 가운데, 크게 실점하거나 득점한 것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에게 포화를 날렸고,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계속해서 이 후보를 물고 늘어졌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의 차별화를 드러내면서 '경제 대통령' 면모를 거듭 강조했다.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공격받지 않으면서 홀로 공격에 나서 여러 후보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본보 취재에 "이재명 후보는 준비된 경제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고, 오늘 토론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토론을 봤다시피 야권 단일화는 전혀 이슈가 아니다"며 "국민들에게 최대한 능력 있는 대통령감이 누구냐를 바라봐야 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토론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몇 번의 기회가 남아 있다"며 "유권자들의 각 후보의 능력과 진정성을 보시고 옳게 판단하시리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토론이 끝난 후 본보 취재에 "대장동 의혹 제기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문제는 토론에서 언급될 차원이 아닐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토론에선 시간상 주제상 김혜경 씨 논란이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네거티브 전쟁이 아니라 팩트체크 싸움, 공약 경쟁이라고 본다"며 "판단은 국민들께서 하실 것이다, 각 후보들은 이미 벌판에 내던져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은 시작이다. 앞으로 최소 3차례의 토론이 더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누가 우세를 보이고 하향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을 한마디가 다자토론 구도에서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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